석학들, 불황 원인 진단
크루그먼 교수는 최근 뉴욕타임스(NYT) 칼럼에서 "이번 주 세계 금융시장 공포를 야기한 것은 중국발 리스크지만 공포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세계의 과잉 저축 때문"이라면서 "각국 정책 결정자들이 세계의 과잉 저축 문제를 염두에 두고 과도한 저축과 세계 경제 약세 흐름이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됐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과잉 저축 이론은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005년 처음 언급했다. 당시 그는 세계의 저축 수요가 투자 수요를 초과해 세계 경제의 만성적인 성장 정체를 야기했다고 주장했다. 이 이론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부각됐다. 아시아와 중동 등의 과잉 저축이 전 세계 유동성을 풍부하게 만들어 금융위기를 초래한 원인이라는 주장이었다.
미국 싱크탱크 루스벨트연구소의 애덤 허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과잉 저축으로 투자가 주춤하면서 전 세계 경제성장률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 임금 상승 등에도 타격을 줬다"고 크루그먼 교수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워싱턴 소재경제정책연구센터의 마크 웨이스브롯 공동 대표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열악한 재정정책을 과잉 저축의 원인으로 풀이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 정부들이 수요와 고용을 창출해야 하는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보스킨 교수는 중국 가계의 지나친 저축 몰입을 지적하며 "중국은 다른 나라들보다 현저하게 낮은 소비 비중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민간 기업의 투자와 가계 소비가 중국 경제의 주요 성장 엔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부는 국유기업을 축소하고 더 많은 이익이 일반 주주와 가계에 돌아갈 수 있도록 구조전환을 해야 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보스킨 교수는 "그동안 중국 정부 관료들이 단기적 경제목표 달성 성과에만 지나치게 치중해 온 탓에 자원분배의 실패, 은행과 지방정부의 부실대출 확대 등 많은 부작용들을 야기했다"고 강조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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