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해외 현장경영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최 회장이 첫 해외 현장 방문지로 선택한 곳은 중국이다. 중국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향후 SK와의 협력을 통한 사업확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26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오전 경기도 수원시 봉담읍에 있는 선영을 찾아 선친인 고(故) 최종현 회장의 17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뒤 중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중국 장쑤(江蘇)성에 있는 SK하이닉스 우시(無錫)공장을 방문하기 위해서다. 최 회장이 이천 SK하이닉스 M14 준공식 바로 다음날 중국 우시공장부터 찾은 것은 이 공장이 SK하이닉스 전체 D램 생산량의 50% 가량을 담당할 만큼 중요한 생산기지이기 때문이다. SK 관계자는 "중국은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이 크고, SK와의 협력을 통한 사업확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라며 "특히 최 회장은 SK하이닉스가 지금과 같은 규모로 성장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온 우시공장 임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중국을 제일 먼저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2박3일간 우시공장 곳곳을 둘러본 후 장쑤성 및 우시 정부 관계자들과 면담도 진행한다. SK 관계자는 "우시를 둘러싼 장강 삼각주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1%를 차지할 만큼 산업 거점인데다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 향후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중국 일정을 마친 후에는 대만으로 이동한다. 지난해 6월부터 진행중인 대만 홍하이그룹과의 정보통신기술(ICT)분야 사업에 대한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SK㈜는 지난 5월 홍하이그룹과 IT서비스 합작법인 'FSK Holdings' 설립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달부터는 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 등 ICT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최 회장은 중국.대만 출장을 마치고 뒤 내달 초쯤 귀국할 예정이다. 최 회장의 이번 출장엔 글로벌성장위원장인 유정준 SK E&S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 등이 각 일정별로 동행한다. 이만우 SK그룹 PR팀 부사장은 "최태원 회장은 1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 사업현장에 머물며 굵직한 해외사업들에서 성과를 거두겠다고 공언할 만큼 글로벌 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며 "앞으로 국가경제 활성화와 SK의 위기극복 및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해외사업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14일 광복절 특사로 풀려난 이후 하루도 쉬지 않고 국내 사업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현장경영을 펼치고 있다. 대전과 울산, 이천 등 SK그룹의 주요 사업장 뿐만 아니라 박근혜정부의 핵심 사업인 창조경제혁신센터 현장을 직접 챙기기도 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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