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은 과연 전면전을 무릅쓰고 추가도발을 이어갈 것인가. 북한전문가들은 북한의 입장에서 충돌이 커질 경우 부담스러워할 수 있어 강경대응의지를 나타내는데 그칠 것이란 평가가 대부분이다.
북한은 서해 군통신선을 통해 국방부 앞으로 전해 온 총참모부 명의의 전통문에서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단하고 확성기를철거하지 않으면 군사행동에 나서겠다'며 48시간의 '최후통첩'을 제시했다.
북한전문가들은 이 언급을 놓고 북한이 '준전시상태'를 선포해 남측에 강경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전면전을 피하면서 가장 효율적인 위협태세라는 것이다. 포탄 도발의 양상도 1차로 14.5㎜ 고사포를 한 발 발사한 뒤 20여분 뒤 직사화기 76.2㎜ 수 발을 발사해 시차를 두고 강도를 높이는 방식이었던 것으로 미뤄 남측의 반응을 살피며 '조심스러운 접근'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군 총참모부 명의 전통문을 통해 '48시간내 대북심리전을 중단하지 않으면 군사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위협하면서도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명의의 서한으로는 '사태 수습'과 '관계개선 출로'의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이 이처럼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은 '눈엣가시'인 대북심리전 방송 중단을 조건 관철하겠다는 의지는 있지만 사태가 더 확대되는게 대내외적으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사태가 커지고 전군이 긴장 상태에 돌입하게 되면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 준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북한이 당 창건 기념일을 앞두고 곳곳에서 군인들을 동원해 진행 중인 대규모 건설 공사들이 '올스톱'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경제특구 조성 등을 통해 해외 투자 유치에 박차를 가하는 북한으로서는 한반도 긴장 수위 고조로 경제 분야에 입을 타격도 무시할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때문에 북한의 추가도발 시나리오중 단거리미사일 발사가 가장 유력한 도발로 손꼽히고 있다. 북한측 해상에 미사일을 발사해 무력시위성 도발을 감행하면서 위협태세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최근 키 리졸브(KR)ㆍ독수리(FE) 연습과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등 연례적으로 실시되는 한ㆍ미 연합 훈련을 전후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해 왔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북한은 KN-02 계열의 지대지 미사일(사거리 120~160㎞) 또는 스커드 계열의 미사일(사거리 300~1000㎞)을 발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이동실발사대를 사용할 경우 군사적인 위협을 과시하는 효과는 크다. 이동식 발사대를 장착한 차량은 수시로 옮겨 다니면서 미사일을 쏠 수 있기 때문에 군사위성이나 지상 레이더로 사전에 탐지하기 쉽지 않아 특히 위협이 되고 있다. 정보당국은 북한의 이동식 발사대를 스커드 40여대, 노동 미사일 40여대, 무수단 미사일 14대 등으로 파악하고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당 창건 기념일 행사를 앞두고 있어 전군에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 충돌이 커지는 것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며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강경 대응 의지는 과시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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