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식 '투명경영' 가속화 기대
신격호 '韓·日 셔틀경영' 대신, 세계로 뛰는 '서클경영'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신동빈 롯데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승기를 거머쥐며 20여일 간 진행된 경영권 분쟁에서 한·일 롯데 '원톱' 체제를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아버지 신격호 회장의 한·일 '셔틀경영'에 이어 세계로 보폭을 넓힌 신동빈 식 '서클경영' 이 가시화될지 주목된다.
17일 롯데그룹은 이날 오전 9시30분 개최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상정된 두 안건이 30여분도 채 되지 않아 속전속결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 중 사외이사 선임안은 출석주주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되는 안건으로, 신 회장이 일본 롯데 주주들에게도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신 회장은 아버지와 달리 호텔롯데 상장과 순환출자고리 해소를 통한 투명경영을 표방하고 있다. 또 기존 식품, 제과사업 뿐만 아니라 화학, 금융사업 등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어 신 총괄회장 때와 180도 다른 롯데그룹으로 변모할 것이 기대된다.
창업주인 신 총괄회장이 1967년 한국 롯데제과를 설립한 이후 50여년간 공 들여 키워온 한국 롯데를 신 회장이 이어받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신 총괄회장의 롯데는 한·일 이중국적을 활용한 조세특혜, 정경유착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특유의 '밀실경영, 황제경영'으로 인해 '덩치만 재계 5위, 속은 구멍가게'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신 총괄회장의 구시대적 방식으로는 더 이상 성장하기 힘든 국면까지 치달은 것이다.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하듯 신동빈 회장은 지난 11일 대(對)국민 사과에서 신 총괄회장이 반대했던 호텔롯데 상장, 순환출자고리 100% 해소 등을 약속했다. 이날 일본 롯데 주총에서도 사외이사 선임안을 통과시키며 신동빈 식 투명경영 기틀을 마련했다.
신동빈의 '원 롯데'체제가 확정됨에 따라 앞으로 그가 어떤 롯데를 만들어 나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이 미국 컬럼비아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마치고 노무라 증권 런던지점에서 근무한데다 최근 맨해튼의 랜드마크 호텔까지 인수한 것에 비춰 세계로 보폭을 넓힌 '글로벌 경영'을 하게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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