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연저점 수준으로 추락한 가운데 미국의 원유 수출 허용을 위한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원유업계의 요구가 커지고 의회에서도 호응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학계에서도 원유 수출 허용이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생각할 수 없었던 미국의 원유 수출 허용이 이르면 오는 9월에 미국 하원 표결에 붙여질 수 있다고 저널은 설명했다. 저널은 상원은 내년 초에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법안이 처리되면 미국은 1975년 이후 40년 만에 원유 수출을 허용하게 된다. 이같은 변화의 근본 배경은 프래킹 기술의 발전에 따른 셰일혁명 덕분이다. 2007년 이후로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80% 이상 증가했다. 현재 하루 산유량은 950만배럴 수준으로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와 필적하는 수준이다. 미국은 여전히 원유를 수입하고 있지만 수입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27% 수준으로 1985년 이후 가장 낮다. 이에 원유 수출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유일하게 원유 수출이 허용된 캐나다의 경우 현재 미국에서 하루 50만배럴 이상의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2007년과 비교하면 캐나다 수출량은 14배로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 하루 산유량의 5.2%에 불과하다.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수출 제한을 풀어줘야 시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경기 부양 효과에 대한 논란이 여전하다는 점은 변수로 지적되고 있다. 민주당의 에드 마키(매사추세츠), 로버트 메넨데스(뉴저지) 상원의원 등은 원유 수출 허용으로 미국 내 휘발유 소비자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원유 수출 허용으로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 되레 미국 경제에 해가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시장 전문가들은 원유 수출을 허용해도 미국 휘발유 가격은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이들의 논리는 이렇다. 수출을 허용하면 미국의 원유 시추가 활발해지고 전 세계적으로 공급이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미국에도 결국 에너지 가격 하락 압력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최근 몇몇 연구 결과에 따르면 원유 수출을 허용하면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최고 갤런당 12센트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미국의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2010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갤런당 2.88달러를 기록했다.


IHS·브루킹스 연구소·컬럼비아 대학 등은 원유 수출 허용이 결국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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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비아대 세계 에너지정책센터의 제이슨 보르도프 이사는 "원유 수출 허용이 미국에 상당한 긍정적 효과를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실제 수출 허용이 이뤄지는 시기와 허용이 됐을 때 실제 수출 규모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가 하락은 정치권에서 원유업체들을 위해 수출을 허용해줘야 한다는 논리적 근거가 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유가가 떨어졌기 때문에 기업들의 원유 수출 수요는 적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원유 수출 확대는 달러 강세 요인이 될 수 있어 미국 무역수지에 미치는 영향이 불확실하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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