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학봉 새누리당 의원(초선·경북 구미갑)의 성추문 사건으로 시끌벅적한 요즘 유독 침묵을 지키고 있는 무리들이 있다. 바로 새누리당 소속 20여명의 여성 의원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여성 의원들이 심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규탄 성명을 내고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공세를 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심 의원에게 싸늘한 시선을 보내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건 야당뿐만이 아니다. 같은 당의 황진하 사무총장은 공개 사과를 했고, 초선인 하태경 의원도 심 의원에 대해 당 차원에서 중징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 조사 2시간 만에 심 의원이 무혐의 처분을 받으며 '봐주기' 논란이 일자 대구경북 지역의 여성단체는 재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한 야당 여성의원은 "여야를 떠나 힘과 지위를 이용한 성폭력이라는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동료 의원이라고 감싸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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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여성 의원들의 의견을 물었다. 이번 성추문이 '상식에 벗어난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점에선 동의했다. 그렇지만 "조사결과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우리까지 목소리를 낸다면 당 전체를 매도하는 것처럼 보일 우려가 있다"며 조심스럽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심 의원이 이미 탈당을 한 상황에서 비판 성명을 내는 건 곤란하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여성 의원들이 이처럼 입장 표명 등에 머뭇거리는 것은 내년 총선 공천 등을 의식했다는 지적도 있다. 여당 여성 의원 상당수가 비례의원이라는 점이 침묵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재선을 노리는 이들로서는 올바른 말이라도 구태여 다른 의원 비판에 나서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적 선택'은 여성 의원들에게 자충수로 되돌아올 수도 있다. 성폭력의 방치는 또 다른 성폭력을 초래할 수 있고, 이는 곧 누구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위험성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성폭력이라는 소수자 문제를 등한시 하는 여성의원들에게 유권자의 반이 등을 돌릴 수 있다. 모두가 알다시피 유권자의 절반은 여성이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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