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이란 셈난주(州)에서 자동차 수리소를 운영하던 라자바리씨는 최근 1000㎡ 규모 부지를 한 불법금융기관에 매각하고 손에 쥔 300억리얄(미화 101만달러)을 고스란히 이곳에 맡겼다. 약속 받은 이자는 연 23%. 자동차 수리소를 운영하는 것 보다 훨씬 이득이라는 계산이 작용했다.


핵 협상 타결로 경제제재가 풀리는 이란에 불법사금융이 극성을 부리며 은행시스템을 위협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중앙은행은 이란 내 불법사금융업체 수를 약 700~2000개로 파악하고 있다. 또 이란 시중 유동성의 약 25%는 불법사금융과 관련돼 있다고 추정했다.


불법사금융업체들은 이란 중앙은행의 감독·관리 대상에서 제외돼 있는데다 은행권 지급준비율 15% 규정을 지킬 필요가 없다. 이 때문에 자금을 예치한 고객들에게 최고 30%의 높은 이자를 주며 유동성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대부업을 하고 있다.

이란의 30개 상업은행들은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대하고 있는 불법사금융업체들이 은행업계 수익성을 해치는 주범이라고 하소연한다. 은행들은 불법사금융업체들에 고객을 안 빼앗기기 위해 무리하게 예금금리를 올리는 식으로 대응 중이다. 예금금리 인상에 따른 은행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대출금리도 함께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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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불법사금융업체들의 난립이 은행시스템을 위협할 뿐 아니라 돈의 흐름 투명도를 낮춰 정치권, 또는 범죄집단에 '검은 돈'이 흘러가게 하는 창구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란 정부는 불법사금융 근절에 속수무책이다. 불법사금융을 이용하면 돌발 상황이 발생할 때 고객의 돈을 보호해 줄 수 없다고 경고할 뿐 적극적인 단속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미 불법사금융이 이란 사회 깊숙하게 뻗어 있어 단속을 강화할 경우 사회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FT는 전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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