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재판 불출석 '항소심 유죄'도 재심 가능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1심 불출석 재판 때만 재심 인정했지만 항소심까지 확대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재판에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항소심(2심) 유죄가 선고되더라도 재심 청구가 허용된다. 지금까지는 1심 선고 때 재판에 출석하지 못한 상태에서 유죄를 선고받을 때만 재심 청구가 허용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대법관 김용덕)는 폭행, 공무집행방해, 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서울중앙지법 합의부에 환송한다고 1일 밝혔다.
이씨는 2012년 6월 택시기사와 요금 시비를 하다 욕설과 폭행 등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씨는 조사 도중 담배를 피우려 했으나 이를 제지당하자 주먹으로 경찰관 눈 부위를 폭행해 공무집행 방해 혐의도 추가됐다.
1심은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2심은 원심 판결을 파기한 뒤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동종·유사 전과가 있었고, 수사 과정에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연락을 끊고 도망한 점 등이 양형사유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대법원은 2심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은 이씨가 불출석한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했다. 이씨는 공소장 부본 등을 송달받지 못해 공소가 제기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상태였다.
현행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23조는 1심에서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된 때부터 6개월이 지나도록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다면 불출석 재판을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또 특례법 제23조의2는 불출석 상태에서 1심 유죄판결을 받고 그 판결이 확정된 사람 중 본인의 잘못으로 불출석한 것이 아니라면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법원은 해당 조항을 토대로 그동안 1심 판결이 확정됐을 때만 재심 청구가 가능한 것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항소심에서 불출석으로 재판이 진행될 때도 해당 조항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불출석한 채 재판을 진행해 제1심 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유죄판결을 선고한 원심 판결에는 재심 청구의 사유가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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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민일영·권순일 대법관은 이씨에게 재심 기회를 줘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국회의 입법개선으로 보완해야 할 내용이라면서 반대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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