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10월부터 계좌이동제 시행

[금융 무한경쟁]450조가 움직인다…은행 고객유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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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기조로 은행들의 무한경쟁 시대가 시작됐다. 과거 안정적인 예대마진에 의존하며 수익성을 확보하던 시기는 지났다. 금융당국이 잇달아 금융규제 완화책을 발표하고 핀테크, 인터넷전문은행 등 신규 플레이어가 진입하는 상황에서 경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당장 은행권의 총성없는 전쟁을 부를 계좌이동제가 3개월 뒤 시행된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모바일시장, 보험슈퍼마켓 등도 은행권을 긴장시키는 요인이다. 당국은 1금융과 2금융 간 경계도 허물고 있다. 1금융에서 10%대 중금리 대출을 취급하고 2금융 상품을 시중은행에서 접할 수도 있게 됐다. 무한경쟁 시대를 맞아 치열한 고객확보전을 펼칠 금융권의 움직임을 알아본다. <편집자주>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 수협은행은 지난달 한 달 동안 전국 영업점에서 계좌이동제 관련 순회 교육을 실시했다. 계좌이동제의 주요 내용과 대응방안, 마케팅 전략 등을 교육했다. 수협은 계좌이동제 시행을 앞두고 고객 우대프로그램도 개선했는데 가족실적을 합산 적용하도록 했고, 장기거래 고객에게는 환전 우대, 송금ㆍ수신 수수료 면제 등 혜택을 줬다. 수협 관계자는 "사전 대응이 중요하다고 판단에 주거래 고객 우대 혜택이 넓히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태풍의 눈'인 계좌이동제가 오는 10월 본격 시행된다. 은행 고객이 주거래 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기면 기존 계좌에 연결된 카드 대금이나 각종 공과금 자동 이체 등이 별도 신청 없이도 새 계좌로 일괄 이전된다. 자동이체 계좌 변경 어려움에 주거래은행 변경을 망설였던 이들이 계좌이동제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10월부터는 통신비나 카드대금 같은 개인-기관 간 계좌 변경이 가능하다. 단 10월 본격 시행을 앞두고 다음달부터 계좌이동제의 예고편이 시작된다. 출금이체정보 종합관리서비스인 '페이인포'를 통해 개별 소비자의 출금이체 내역을 한번에 조회해 볼 수 있게 된다. 계좌이동제의 진정한 완성은 내년 2월이다. 이 때부턴 동창회비처럼 납부자가 신청한 개인간 자동이체를 조회하고 변경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이번주 중으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저마다 태스크포스(TF)팀을 가동하며 대응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계좌이동제 적응 여부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극명하게 갈릴 전망이다.


계좌이동제의 대상이 되는 은행권 수시입출식예금 잔액은 지난달말 기준 450조7000억원이다. 관련 은행 계좌 수는 2억좌다. 2억좌 계좌를 둘러싼 총성없는 유치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특히 올해 들어 기준금리가 연거푸 인하되며 은행권 정기예금은 13조원 가량 줄었고 수시입출식 예금은 30조원 증가했다. 여차하면 돈을 빼고 다른 곳으로 옮겨갈 이들이 그만큼 늘었다는 얘기다. 계좌이동제를 앞둔 은행들이 바짝 긴장한 이유다.


시중은행들은 주거래 고객들을 붙들어 놓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거래 고객 선정 기준을 낮추고 우대 혜택 범위를 계열사로 넓히고 있다. 제공하는 혜택을 강화해 다른 은행으로 옮겨가지 못하게 하려는 전략이다. 농협금융은 계열사 통합 고객제도인 'NH하나로가족고객제도'의 보완을 검토 중이고 수협은행은 내달 'Sh평생거래통장'을 출시할 계획이다. 잔액 구간별로 우대금리를 제공하며 자동이체 실적에 따른 캐시백 및 수수료 면제 혜택도 주어진다. 하나금융은 계열사 거래실적을 포괄하는 통합 마일리지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뿐만 아니라 하나대투증권,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저축은행 등 전 계열사가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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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거래 고객 확보를 위해 만기가 긴 상품을 출시하는 곳도 있다. 장기 상품에 가입돼 있으면 아무래도 다른 은행으로 옮겨가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판단에서다. IBK기업은행은 만기가 최장 21년인 'IBK평생든든자유적금'을 출시했고, KB국민은행의 'KB Hi Story 정기예금'은 최대 10년까지 가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나성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계좌변경에 따른 전환비용이 크게 낮아지며 주거래 계좌를 옮기려는 고객 수가 늘어나리라 본다"라며 "시중은행들은 고객 개인의 금융니즈를 파악해 충족시켜야만 고객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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