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장사 징계 이후 보수적 평가…1분기 등급상승 1곳뿐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신용평가사의 칼날이 한층 매서워졌다. 올 1분기 기업들의 등급 변동 현황을 살펴보니 등급이 올라간 곳은 1곳에 불과했다. 역대 최저치다. 등급장사를 벌이다 정부에게 중징계를 받은 신평사들이 보수적 평가로 임한 결과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평3사(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가 올 1분기 등급을 보유한 기업 수는 단순 합산 기준으로 1149개사다. 이 중 등급이 바뀐 곳은 36개사였는데 등급 상승은 1곳에 불과했다. 한신평이 수시평가에서 한일시멘트를 기존 A0에서 A+로 올린 것. 나머지 35개사는 등급이 하락했다.

회사별로는 한기평이 등급하락 9건, 한신평이 등급 상승 1건, 하락 14건, 나이스가 하락 12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3사를 합쳐 등급 상승이 12건, 하락이 17건이었다. 상승 건수가 12분의 1로 줄어들었다. 하향된 기업 수 대비 상향된 기업 수를 나타내는 등급 상하향비율은 0.0을 기록해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신평3사의 상하향비율은 지난 2010년 5.3으로 최고치를 찍은 뒤 2013년 0.6, 2014년 0.3 등 줄곧 하락해 왔다.


올 1분기 등급이 내려간 곳은 주로 정유, 화학, 건설 등 업황이 부진한 기업들이었다. 특히 동부그룹 계열사는 워크아웃 등 과정을 거치며 신용등급 강등 폭이 컸다. 포스코특수강은 세아베스틸로 매각이 완료되며 포스코 그룹 효과 소멸로 등급이 하락(한기평 기준 AA->A+)했다.

한신평은 한일시멘트 등급 상승의 배경으로 수익성 개선을 꼽았다. 한신평은 "시멘트 가격은 오르고, 유연탄 가격은 하락해 자연스레 수익성이 커졌다"라며 "차입금 감소 등도 영향을 끼쳐 유일하게 등급이 오른 업체가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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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사의 평가 기조가 한층 보수적이 된 건 지난해 이후 금융당국에게서 등급장사 징계를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신평사들이 등급을 미끼로 영업을 해온 점을 이유로 기관은 경징계를, 대표이사는 중징계를 받았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정부징계가 평가 잣대를 엄격하게 들이댈 수 있는 계기가 됐다"라며 "강등 기업들이 반발해도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면 어느 정도 받아들인다"고 전했다.


회사채 발행을 앞둔 기업들로서는 신평사의 보수적인 평가 기조가 달갑지만은 않다. 회사채를 발행하려면 최소 2개사로부터 신용등급을 받아야 한다. 등급이 내려가면 조달금리가 높아져 기업들에겐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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