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온라인 주민투표 의무화·‘휴면조합’ 도입 추진(상보)
서울시 주거관리 공공혁신 방안 발표…“이제는 관리다, 비리 차단”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서울시가 아파트 주민들의 온라인 투표를 의무화하고 아파트 관리 품질 등급을 매겨 공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뉴타운이나 재개발 사업에서 활동이 없는 추진위원회나 조합의 임원에게는 급여 지급을 중단하는 제도도 도입한다.
서울시는 아파트, 집합건물, 뉴타운ㆍ재개발 정비사업 등 대표적 3대 주거관리 영역에 대한 '주거관리 분야 공공혁신 방안'을 4일 발표했다.
민간의 자치 영역으로 둬 왔으나 비리와 부정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공공이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것이다. 진희선 서울시 주택건축국장은 “주거의 질이 삶의 질을 좌우한다”면서 “그동안 주택 공급 위주 정책으로 많은 성과를 거뒀지만 공동체 의식의 와해나 주민 갈등 등 문제도 많이 생겨났다. 이제는 관리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의 경우 입주자대표회의의 권한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전체 주민들의 온라인 투표로 주요 의결사항을 결정하도록 하며, 감사 체계도 5~10명의 내부 주민지원단과 별도의 공공 외부 전문가 지원을 통해 운영토록 했다.
서울시는 지난 2월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 개정을 통해 일부 단지에 온라인 주민투표를 실시해 왔다. 이를 토대로 하반기 중 주택법 개정을 추진한다.
지난 2월 실시한 영등포구 대림현대3차 아파트 동 대표 선거는 온라인 투표율 56.6%를 기록했다. 2013년 현장 투표율 17%에 비해 3배 이상 상승한 것이다.
조합이나 건설사가 선정하고 있는 최초 주택관리업체는 각 자치구에서 선정토록 하고, 아파트 공동체를 활성화시킨 성공 경험을 가진 전문가를 '아파트 코디네이터'로 고용한다. 공동체 활성화가 비리 차단, 관리비 절감, 이웃 간 소통 등 문제 해결의 열쇠라고 보는 것이다.
또 비리가 발생하면 공공관리인을 파견해 입주자대표회의 및 감사, 관리소장의 역할을 수행토록 한다. 경비노동자들의 고용 안정과 인권 보호를 위한 관리규약 개정도 지원키로 했다.
'관리품질 등급표시제'는 올해 하반기 몇 개 단지부터 시범 도입한 이후 연차적으로 확대키로 했다. 일반관리, 관리비 절감, 공동체 활성화, 시설 유지 관리, 정보공개 등 기준으로 150개 세부항목을 만들어 '우수' '기준 통과' '기준 미달' 등 3개로 등급을 나눠 부동산뱅크, 부동산114, 네이버 등에 공개한다. 주민들이 스스로 아파트를 잘 관리해 나가면 부동산 가치도 높아진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함이다.
뉴타운과 재개발 정비사업에 대해서는 2010년 공공관리제를 도입했으나 여전히 이권 개입, 정보 및 자금 독점 등 비리가 발생하는 것으로 서울시는 보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6개월 이상 실질적 사업 활동이 없는 추진위원회 또는 조합의 임원 급여 지급을 중단하는 '휴면조합'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다만 휴면조합 개시 후 3개월간은 임금의 절반을 지급하는 조건이다. 대의원회의 3분의1, 조합원 10분의1 이상 발의가 있을 경우 대의원회 의결로 휴면조합이 개시되며, 이후 조합장이 사업 추진 근거를 제시해야만 휴면조합이 종료된다.
진 국장은 “일부 조합에서는 경기 상황이 안 좋아 쉬었다 가겠다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임금이 지급되면 결국 조합원 부담이 된다”면서 “앞으로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때 하는 직권해제와는 다른 제도”라고 설명했다.
조합과 업체 간 공사나 용역 계약 체결은 나라장터 등을 통한 전자입찰제로 하는 방식을 추진한다. 이달 중 시범실시하고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을 통해 근거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조합장의 장기집권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3년 이하의 임기제 도입을 추진키로 했다.
또 각 구에서 전문가 합동점검반을 구성해 조합 실태 점검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도정법 개정을 연내에 추진한다.
공공이 직접 개입할 수 없는 다세대ㆍ다가구, 소규모 아파트,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에 대해서는 우선 통합정보마당 구축, 표준관리규약 제정 등을 마련하고, 집합건물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청년 가구 밀집지역의 원룸 관리비 기준표와 원룸 표준임대차 계약서를 마련, 배포한다.
진 국장은 "주거는 시민생활과 밀접히 관계된 만큼 민간의 자율적 관리 체계를 공공이 적극적으로 나서 보완하고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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