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 老신부 임진각에 평화의 성당 세워
93세 하 안토니오 몬시뇰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임진각에서 1.2㎞ 떨어진 곳에 평화의 성당이 세워졌다. 북한과 인접한 곳에서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성당이다. 30여년의 노력 끝에 이 성당을 세운 이는 독일인 노(老) 신부 하 안토니오 몬시뇰(93)이다.
최근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마정로에 위치한 '파티마 평화의 성당'에서는 하 몬시뇰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 성당의 봉헌식이 열렸다. 1958년 선교사로 한국에 건너와 빈민구제와 교육사업에 평생을 바치며 2005년 명예 고위 성직자인 '몬시뇰'에 임명된 벽안의 노신부에게 이 성당은 오랜 숙원이었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974년 5월19일 임진각에서 '세계 평화와 남북한 평화통일'을 위한 미사를 처음으로 봉헌한 이후 매년 5월 이곳에서 미사를 드려왔다"며 "처음 임진각에서 미사를 드릴 때부터 '여기에 기도의 성당을 짓자'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성당 건립은 꾸준한 노력에도 수차례 좌절되는 등 30여년 동안 우여곡절을 겪었다. 1983년 한 신자의 기부금로 북한과 가까운 곳의 부지를 매입했지만 군사작전 지역이라는 이유로 성당 건립 허가가 나지 않았다. 수차례 거부되자 현재의 부지를 다시 구입했고 2013년 국방부의 허가를 받아 지난 6일 성당을 완공했다. 이 과정에서 그가 1986년 설립한 '티없으신 마리아 성심 수녀회' 소속 수녀들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 몬시뇰은 "독일은 통일됐지만 한국은 여전히 갈라져 있고, 북한의 주민들이 심한 박해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늘 마음 아팠다"며 "이런 이유에서 여러 가지 기도운동을 해왔고 이 성당도 짓게 됐다"고 말했다. 평화통일을 위해서는 군사력이 아니라 기도에 의한 정신적인 무장이 가장 큰 힘이라는 게 하 몬시뇰의 생각이다. 현재 회고록을 집필 중인 그는 "남북한 평화통일이 이뤄지는 것을 보고 한국에서 생을 마치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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