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중 현재 살아 있는 사람은 절반 밖에 안됩니다. 이 추세라면 16년 후엔 단 한 사람도 안 남습니다."
13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기자회견문을 읽는 이상철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위원장의 목소리엔 절절함이 배어 있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광복 70주년이 되는 오는 8월15일을 전후해 비무장지대에서 가장 가까운 북한 개성지역 출신의 80세 이상 고령 이산가족을 중심으로 '성묘 방문단'을 조직하고 판문점을 경유해 3박4일 일정으로 북한 고향에 있는 선조들의 묘소 참배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민간단체가 직접 '성묘 방북' 계획을 밝힌 것은 2000년 이후 총 19차례 당국 차원의 이산가족 상봉이 있었지만 실적이 저조한 때문이다. 상봉 신청자는 약 13만명에 이르지만 그간 상봉이 성사된 사람은 약 1만2300명(1956가족)에 불과하다. 더욱이 혈육을 북한에 둔 이들의 연령이 갈수록 고령화되고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다. 상봉 신청자 중 현재 생존자는 6만7000여명(52%)이며 이 중 80세 이상 고령자가 55%에 달한다.
특히 박근혜정부 들어서는 남북관계의 경색으로 상봉의 기회조차 줄었다. 박 정부 출범 후엔 지난해 2월 금강산에서 진행된 이산가족 상봉이 전부다. 대북관계에서 원칙을 강조할 게 아니라 인도적 문제 만큼은 유연성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물론 북한도 전향적 자세를 보여야 한다.
마침 박 대통령은 오늘(14일) 오후 이북도민 대표자 400여명을 청와대 연무관으로 초청해 대화를 갖는다. 박 대통령은 고향을 떠나 가족과 헤어진 실향민의 아픔을 위로하고 평화통일에 대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실향민과 이산가족의 애끊는 망향가를 얼마나 달래고 실질적인 지원을 약속할지 주목된다. 남북 모두 고령 이산가족의 수구초심(首丘初心)을 외면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