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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지구의 '새로운 달' 논란…그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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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C, 13시간 동안 '달'로 이름붙였다 철회…가이아우주망원경으로 드러나

▲"난 자연 위성이 아니라 인공 위성이야!". '새로운 달'로 오인된 가이아우주망원경.[사진제공=ESA]

▲"난 자연 위성이 아니라 인공 위성이야!". '새로운 달'로 오인된 가이아우주망원경.[사진제공=E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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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13시간 동안 지구에 '새로운 달'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해프닝이 벌어져 천문학계에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구를 공전하는 '달'은 몇 개나 될까요. '달'은 위성입니다. 위성의 개념으로 받아들인다면 지구에는 수없이 많은 달이 존재합니다. 실제의 달(moon)처럼 '자연 위성'이 있을 수 있죠. 인류가 지구 궤도에 쏘아올린 '인공위성'도 포함할 수 있습니다.
최근 지구에 13시간 동안 '자연 위성'의 새로운 달이 발표됐다가 철회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뉴사이언티스트는 27일(현지시간) '달은 없었다. 우주선을 자연 위성으로 착각한 것이다(That's no moon! Spacecraft mistaken for new natural satellite)'는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전후 사정은 이렇습니다.

국제천문연맹 소행성 센터(International Astronomical Union's Minor Planet Centre, MPC)가 있습니다. MPC는 지구에 접근하거나 혹은 지구 주변에 움직이고 있는 작은 우주 바위를 관찰하는 곳입니다. 소행성을 탐색하고 궤도를 좇는 곳이죠. 27일 MPC는 새로운 것이 발견됐다고 밝히면서 이를 ' 2015 HP116'이라 이름 붙였습니다. MPC의 윌리엄스(Gareth Williams) 박사는 이를 포스팅했습니다. 공식화한 것이죠.

소행성이 발견되면 그 다음은 정확한 궤도 추적에 나서게 됩니다. 윌리엄스 박사가 '2015 HP116'의 궤도를 분석해 봤더니 2019년 3월까지 '지구-달 시스템'에서 움직인다는 엄청난(?)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렇게 '2015 HP116'은 지금 있는 달과는 또 다른 새로운 '임시 달'이 돼 버린 겁니다. 13시간 동안 공식 포스팅은 유효했습니다.
전례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시뮬레이션 결과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작은 달은 수백 개에 이른다는 결과물도 있습니다.

'새로운 달'의 발견은 불행히도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2015 HP116'이 사실은 자연 위성이 아니라 유럽우주기구(ESA)의 '가이아(Gaia)우주망원경'으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가이아우주망원경은 우리 은하의 수백만 개의 별을 탐험하고 지도를 그리기 위해 발사한 우주선입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MPC는 부랴부랴 발표했던 것을 철회하기에 이릅니다. 새로운 달로 이름 붙였던 ' 2015 HP116'은 13시간 만에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났습니다.

지구는 궤도상에 수많은 인공위성과 우주 쓰레기를 품고 있습니다. 우주 쓰레기 중에는 작동되지 않는 인공위성은 물론 로켓 부스터의 잔해도 있죠. 이런 인공 물체를 세밀하게 관찰해 걸러내야 하는데 이번 새로운 달 소동 과정에서 MPC는 이 같은 일에 조금 소홀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비슷한 일은 전에도 일어났습니다. 2007년 MPC는 '2007 VN84'라는 소행성이 지구로 접근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 또한 최종적으로 소행성이 아니라 ESA의 로제타(Rosetta) 탐사선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로제타는 인류 최초로 혜성 궤도에 진입한 것은 물론 착륙선을 내려 보내는 위대한 작업을 해낸 탐사선이죠.

MPC의 잇따른 실수는 분명 의도적인 것은 아닙니다.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죠.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더 넓은 우주에서 해석의 오류 확률을 말해주는 것은 아닐까요. 138억년의 우주역사와 10만 광년 지름의 은하수. 은하수에서도 아주 작은 점에 불과한 태양계, 태양계 8개 행성 중에서도 작고 작은 지구에 살고 있는 인류에게 우주를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입니다. 우리가 관찰하지 못하는 곳이 너무나 많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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