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야권 분열의 핵일까 아니면 새로운 판도의 설계자일까. '4ㆍ29재보궐선거'에서 광주 서을에 출사표를 던진 천정배 예비후보의 얘기다. 그는 줄곧 몸담아 왔던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 무소속으로 이번 재보선에 출마했다. 이에 따라 새정치민주연합의 텃밭인 광주의 선거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그는 활력을 잃은 호남정치를 새롭게 일깨울 이른바 '메기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천정배 광주 서구을 무소속 예비후보

천정배 광주 서구을 무소속 예비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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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후보의 경력은 휘황찬란하다. 1996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만든 새정치국민회의 총재 특별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15대 국회의원 총선거(경기 안산 을)에서 당선된 이후 내리 4선을 했다. 야권에선 몇 안 되는 수도권 중진의원으로 2004년엔 열린우리당(새정치연합 전신) 원내대표로 활동했으며, 참여정부에선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야권이 집권하던 10년 동안 승승장구한 것이다.


이런 그가 20여년간 몸담은 당을 떠나 야권의 심장을 정면으로 노린다. 천 후보는 지난 9일 재보선 출마선언문에서 "새 판을 짤 때 우리 야권은 비로소 정권을 교체할 역량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을 "호남의 변화를 가로막는 기득권 세력"이라며 "반성도 책임도 쇄신도 없이 계파 패권주의 정치만 영원한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천 후보는 이희호 여사와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며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이후 서구 발전 환경분야 공약을 발표하고 소방서, 광주 최대공장인 기아자동차, 파출소 등을 잇따라 찾고 있다. 지난 25일엔 '국립 김대중 인권평화대학원 대학교' 설립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인권ㆍ평화 정치와 한국 민주주의, 김대중 정신이 연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맞춤형 공약인 셈이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선 그를 연일 비난의 단두대에 올리고 있다. 천 후보는 이에 정면대응 전략을 쓰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당이 시민적 합의, 절차적 정당성, 정치적 명분이 결여된 '3무(無)' 시민후보라는 비판한 대해 천 후보는 대변인 논평으로 "광주시당의 독선적 태도가 안타깝다"면서 "민주세력 분열 운운하는 것은 독점적 패권주의적 발상으로 이것이야말로 광주정신을 훼손하는 태도"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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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후보가 상대할 후보들도 확정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경선을 거쳐 조영택 전 의원을 후보로 선출했다. 새누리당은 정승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전략공천했다. 정 후보는 전남 완도 출신으로 광주 동신고와 전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토박이다. 이 밖에도 정의당 강은미 후보, 무소속 조남일ㆍ송기진 후보 등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국민모임은 천 후보에게 입당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새정치연합을 제외한 야권연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천 후보의 행보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과거 호남에서 다선을 한 정동영ㆍ김효석 전 의원은 개혁과 희생의 의미로 수도권으로 지역구를 바꿔 출마하기도 했다"면서 "천 후보가 광주로 내려오는 게 새로운 판을 짜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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