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들 "범인 잡아달라" 무심코 올려 인권 침해 논란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지난달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는 '00에서 가방을 훔친 도둑'이란 제목으로 매장 내 사람들이 물건을 사는 영상이 올라왔다. 지난해 12월15일 찍힌 이 영상에는 한 뿔테를 쓴 남자가 주위의 눈치를 살피더니 가방을 들고 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영상을 올린 이는 '자연스러운 범행. 이건 완전 프로임. 꼭 잡고 싶다'고 게시글에 썼다.


피해자들이 범인들을 잡아달라며 각종 범죄 장면이 담긴 CCTV나 블랙박스 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사기관이 아닌 개인이 범죄영상을 올리는 것은 불법이라며범죄자의 얼굴을 그대로 올리는 것도 인권침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9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범죄 CCTV'로 검색을 하자 3년 전 영상부터 지난달에 찍힌 영상 까지 다양한 범죄 영상이 검색됐다.'경북 00의 신발 도둑을 잡아달라'는 영상부터 '00병원 근처 노트북 도둑'을 잡게 도와달라는 영상까지 절도 영상이 대부분이었다. 유튜브에 떠도는 영상 가운데는 담배를 훔치는 고등학생의 얼굴이 지역까지 명시된 채 올라와 누구인지 식별할 수 있게 온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개인들이 범죄 영상을 올리는 이유는 '인터넷 수배'를 통해 범인을 좀 더 빨리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 절도영상 게시자는 '경찰에 신고했으나 제대로 수사가 안되고 있다'며 'SNS에 올려도 된다는 승인을 받고 올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순히 재미나 피해자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해 CCTV 영상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대개 범죄 영상과 피해자의 얼굴을 편집해 올리는 식이다.


그러나 이처럼 개인이 범죄 영상을 올리는 것은 불법이다. 류하경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범죄 CCTV 영상은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로부터 동의를 얻지 않고 영상을 사용했기 때문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며 무죄추정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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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범죄 사실이 확실하다고 하더라도 영상에 얼굴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것은 문제가 된다. 법률에서 규정하는 이유 외에는 피의자의 신분을 노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범죄자 신분을 무분별하게 유출하는 건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피해자가 자구노력을 하다 오히려 가해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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