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마스터 된 비결이요? '스마트스케줄링' 덕분이죠."
"기지국 전파 문제 해결하려 100집의 문을 두드렸죠."
통신 트래픽 교통정리 기술 '스마트 스케줄링' 개발
측정 위해 산꼭대기 오르기도…"머리 아닌 발로 만든 것"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마스터. 어떤 기술이나 내용을 배워서 충분히 익힌 한 분야의 거장을 일컫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7만여 명에 달하는 연구개발(R&D) 인력 가운데 단 9명을 '마스터'로 선임했다. 연구개발 분야 최고 전문가로 인정한다는 의미다. 2009년부터 6년간 마스터 칭호를 얻은 삼성전자 연구원은 총 57명에 불과하다. 마스터가 되면 해당 분야의 연구개발에만 집중한다. 맹승주 마스터는 18년 전 삼성전자에 입사해 네트워크 전문가의 길을 걸어왔다. '올해의 마스터'가 된지는 이제 한 달째다.
"삼성 마스터 된 비결이요? '스마트 스케줄링' 덕분이죠." 맹 마스터는 마스터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성취로 스마트 스케줄링을 개발한 일을 꼽았다. 이는 이동통신 네트워크 기지국끼리 간섭이 일어나는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해 소비자들의 원활한 통신 서비스 이용을 돕는 기능이다.
최근 이동통신 네트워크는 여러 개의 기지국이 중첩되도록 설계돼 있다. 스마트폰·태블릿PC 등이 보편화되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한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을 수용하기 위해서다. 그러다 보니 여러 기지국이 중첩된 곳에서 전파간섭으로 네트워크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맹 마스터는 "스마트 스케줄링은 롱텀에볼루션(LTE) 네트워크에 중앙 집중화된 일종의 '신호등(스마트 스케줄러)'을 도입해 네트워크 경계 지역에서의 전파간섭을 최소화시켜 준다"고 설명했다.
국내에는 2012년부터 세계 최초로 스마트 스케줄링 기술이 도입됐다. 해외시장에도 유럽·아시아 등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이 집중되는 대도시 위주로 도입 검토가 늘고 있다.
누가 어떤 기지국에서 데이터를 받으면 좋을지 실시간으로 '교통정리'를 해주는 스마트 스케줄러는 '머리'가 아닌 '발'에서 완성됐다는 게 맹 마스터의 설명이다. 효율적인 '데이터 교통경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생판 모르는 남의 집 문을 100곳 이상 두드리기도 하고 산꼭대기 철탑 주변을 서성이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지상파 방송용 대역과 인접한 주파수 대역을 LTE용으로 보유하고 있던 미국 통신사업자와 협력할 당시의 일이에요. 지상파 TV 수신 안테나가 설치된 각 가정 내에서 LTE 서비스 품질이 얼마나 저하되는지 확인이 필요했습니다. 이를 위해 동료 연구원들과 미국 내 각 가정을 한 달간 100곳 이상 직접 다니며 품질 측정에 나선 적도 있어요."
처음에는 막막했지만 해당 지역에 있는 한인단체들에 연락을 해서 상황을 설명하고 각 단체의 유관기관, 지인들에게 다시 협조를 구해 많은 가정을 섭외할 수 있었다. 방송 철탑 주변에서도 측정을 하기 위해서 사유지 통행 허가를 받고 산꼭대기로 올라가기도 했다. 그는 "이런 노력 덕에 방송 신호로부터의 간섭 영향이 얼마나 되는지를 정확히 분석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맹 마스터는 "5G 시대를 앞둔 복잡한 네트워크 사회에서 한정된 네트워크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개발하는 데 내 몫을 다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통해 통신사업자들이 네트워크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고 가입자들은 최고의 통신 품질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보이지 않는 손'으로 움직이고 싶다는 얘기다. 초고속 통신과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열어줄 네트워크를 개발하는 데도 힘을 보탤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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