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에 결코 잊을 수 없는 이들, 절대로 잊어버려선 안되는 이들이 있다면 두말할 것도 없이 그건 세월호 희생자들, 특히 수학여행에 나섰다가 어이없이 죽어간 단원고 학생들일 것이다. 꽃다운 생명들의 죽음은 전 국민을 비탄에 빠뜨리면서 한국 사회의 참담한 민낯을 드러냈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얼굴은 2014 대한민국의 자화상에 다름 아니었다. 특히 세월호의 침몰은 정부의 무능을 넘어서 우리 사회 문제해결 역량의 부실을 보여줬다. 세월호 참사로 다른 누구보다도 혹독한 시험대에 올랐던 박근혜 대통령은 그에 대한 답을 제대로 내놓기도 전에 최측근과 동생인 정윤회ㆍ박지만씨 등 비선들의 국정 개입 논란으로 또 다른 시험을 맞고 있다.
아베 신조와 시진핑이 더욱 그 지위를 굳건히 함으로써 한반도 주변 신국제질서의 긴장감을 더욱 높이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젊은 지도자 김정은은 불안한 가운데서도 안정을 찾고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병으로 쓰러져 8개월째 회복하지 못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의 미래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윤종규 KB금융 회장 등이 금융ㆍ재계의 새로운 얼굴로 떠오른 한편에선 어느 해보다 많은 기업인들이 법정에서 시련의 계절을 보냈다. 기상천외한 '땅콩 리턴' 사태는 한국 재벌 및 대기업의 어두운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잊혀졌던 경제민주화의 과제를 새삼 제기했다.
이명재 사회문화부장 prome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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