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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본 2014년 재계 10대 '핫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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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용' 오름 현상…총수 와병 리스크 탈출, 이재용이 떴다
현대차, "5조원 더 있어"…한전땅 10조원대 너무나 통큰 입찰 베팅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올해 재계는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한 해를 보냈다. 한국 재계를 이끌어나가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입원은 물론, 최태원 SK 회장의 구속 장기화 등 재계 총수들과 관련된 사건들도 많았고 소위 '땅콩 리턴' 사건은 한국 재벌가(家)의 행태에 대한 수많은 비판과 함께 재계 스스로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또 현대자동차그룹은 한국전력 터 매입에 10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액수를 써내 세간을 놀라게 했고, 현대중공업은 2분기와 3분기 모두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창립 이래 최악의 위기에 빠졌다. 지난해 STX그룹에 이어 올 초 동양그룹이 해체됐고 동부그룹도 유동성에 비상등이 커지며 해체 위기를 맞기도 했다.

아울러 삼성과 한화의 '빅딜', 제2롯데월드 개장 등 등 재계의 새로운 판도와 변화를 예고하는 빅 이슈들도 적지 않았다. 올해 재계 안팎의 눈길을 모았던 이슈들을 키워드별로 정리했다.

①이건희 회장 와병+삼성 구조조정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5월10일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심폐소생술과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은 뒤 삼성서울병원에 7개월째 입원 중이다. 최근까지 뇌와 장기 손상 등을 막기 위한 저체온 치료를 받은 뒤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와병은 삼성그룹 전체에 리스크로 작용했다. 실적 둔화 수렁에 빠져들기 시작하면서 곳곳에서 경영 리스크가 불거졌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 시대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슬림화에 맞춘 조직개편을 비롯해 비효율성 사업 정리 차원으로 석유화학ㆍ방위 사업 계열사를 매각하는 전략을 내세우며 또 다른 성장전략을 준비 중이다. 앞서 소재부문이 삼성SDI에 흡수 합병되고 옛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으로 사명을 변경하는 과정이 있었다. 특히 최근에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제일모직이 유가증권시장에 화려하게 등장하며 향후 지주회사 체제로의 이행을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②현대차, 10조5500억원 한전 부지 입찰 = 한전 터 입찰을 앞두고 재계 1, 2위 그룹인 삼성과 현대차의 눈치싸움부터가 업계의 큰 관심사였다. 결국 한전 본사가 있던 삼성동부지에 대한 경쟁입찰을 진행한 결과 현대자동차그룹이 10조5500억원을 써 주인으로 낙점됐다. 당초 부지에 대한 감정평가액이 3조3346억원, 시장에서는 많아야 5조~6조원 정도를 쓴 곳이 낙찰 받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를 훨씬 웃도는 금액이었다.

현대차그룹은 "제2 도약을 추구하려는 최고경영진의 구상과 의지가 담긴 100년 이상을 내다본 결정"이라고 밝혔다. 재계 라이벌인 삼성의 참여로 낙찰액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으나 삼성은 끝내 입찰금액을 밝히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은 한전 터에 서울에 있는 30여 개 계열사 직원 1만8000명이 일할 수 있는 통합사옥을 지을 계획이다. 또 자동차 테마파크 등을 갖춘 '한국판 아우토슈타트'도 조성한다. 내년 상반기 중 현대차 일부 계열사들이 입주하면서 현대차그룹의 개발 계획은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③땅콩 리턴과 아시아나 운항정지 = 2014년 항공업계는 안전 관련 이슈로 시끄러운 한 해를 보냈다. 대한항공에서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맏딸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이슈의 중심에 섰다. 조 전 부사장은 마카다미아넛(땅콩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250여명이 타고 있던 항공기를 돌려 세웠다. 사건은 재벌가 자녀의 횡포로 해석돼 국민적인 지탄의 대상이 됐다.

조 전 부사장은 기내 서비스 및 호텔사업부문 등 대한항공의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게 됐으며 검찰은 조 전 부사장에 대해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과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죄, 형법상 강요, 업무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이에 앞서 항공업계는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소속 항공기 착륙사고에 대한 행정처분으로 논란이 일었다. 국토부는 90일간의 운항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었으나 45일로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아시아나는 행정소송에 들어가겠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④재계 총수 수난시대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재계 총수들에 대한 수난시대가 이어졌다. 지난해 7월 2000억 원대 횡령과 탈세혐의로 구속됐던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올 2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고, 1조3000억원의 사기성 기업어음(CP)을 발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8000억원대 횡령ㆍ배임ㆍ탈세 혐의를 받고 있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과 배임 및 횡령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 이석채 전 KT 회장은 다행히 구속은 면했다.

구속됐던 김승연 한화 회장과 구자원 LIG 회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받고 풀려났지만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해 1월 말부터 현재까지 700여 일 넘게 수감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⑤사상 최대 적자행진 쇼크…현대중·삼성엔지·삼성중 = 2014년은 국내 조선업에 있어 가장 힘들었던 한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3분기까지 총 3조2272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871억원의 손실을 낸 이후 4개 분기 연속 적자행진이다. 지난 2분기에는 1조1037억원의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해 충격을 줬다. 하지만 바로 이어진 3분기에는 무려 2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하며 기록을 또 한 번 갈아치웠다.

여기에 현대중공업 노조가 18년 만에 파업에 나서면서 4분기 적자 탈출 가능성마저 낮아졌다. 노사 양측은 지금까지 약 7개월간 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쟁점인 임금인상 부분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함께 조선 빅3로 꼽히는 삼성중공업도 지난 1분기 362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호주 익시스 프로젝트, 나이지리아 에지나 프로젝트 등 대규모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손실이 주원인이었다. 특히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은 이를 반대하는 기관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기대치를 초과하면서 무산됐다.

⑥저유가, 마이너스 정제마진 =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국내도 저유가 시대에 접어들었다. 올해 초만 해도 ℓ당 2000원대까지 올라갔던 국내 휘발유값이 뚝뚝 떨어지며 최근 지방에는 1300원대 주유소가 나타났으며 서울에도 1400원대 주유소가 등장했다.

유가 급락은 정제마진 악화로 가뜩이나 실적 부진에 시달리던 국내 정유사들에 치명타로 작용했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의 지난 3분기 총 영업이익은 340억원에 불과했다. 전체 매출 38조7262억원의 0.1%에도 못 미치는 숫자다. 업계는 올해 정유부문의 1년 누적손실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⑦삼성과 한화의 빅딜 = 삼성이 석유화학ㆍ방위산업 부문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한 빅딜은 민간 자율적으로 단행된 것으로는 최대 규모다. 무려 1조9000억원 규모로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인 동시에 삼성 창업 이후 첫 대규모 계열사 매각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이번 인수합병은 향후 서로 다른 재벌기업 사이에서도 얼마든지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모델이 되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로 다가왔다.

삼성은 비주력 계열사인 화학ㆍ방산 부문을 처분함으로써 그룹 구조를 전자, 금융, 건설ㆍ중공업, 서비스로 단순화하게 됐고 개선된 지배구조로 비용을 줄이고 기업의 핵심 역량에 자원을 투입할 수 있게 됐다. 한화는 빅딜을 통해 방위사업 확대는 물론 기계ㆍ로봇사업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원가경쟁력 제고ㆍ제품 다각화 등을 통해 석유화학사업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⑧제2롯데월드 개장 = 올해 유통가의 핫 키워드는 단연 제2롯데월드였다. 주변 지역 싱크홀 발생 등으로 당초 예정보다 개장이 미뤄졌지만 결국 지난 10월 문을 열었다. 제2롯데월드는 어마어마한 규모는 물론 개장에 따른 교통 혼잡 우려로 국내 최초로 주차예약제와 유료제를 도입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개장 이후에도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개장 두 달 만에 시네마와 아쿠아리움은 임시 영업 중단에 들어간 상태다.

⑨그룹 해체 위기 = 동부그룹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모습이다. 동부제철 및 동부건설의 자금 압박에서 촉발된 그룹 전체의 유동성 위기에 따른 결과다. 동부그룹의 사업구조가 동양그룹과 유사한 형태를 띄고 있다는 점에서 동부그룹이 동양그룹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졌다.

결국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한 동부그룹이 주력계열사인 동부제철 경영권을 채권단에 넘겼고 동부제철에 이어 동부특수강과 동부하이텍도 줄줄이 동부 품을 떠나게 되면서 그룹 제조업 비중은 크게 축소될 전망이다. 이로써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숙원사업으로 30년간 키워온 철강사업에서 손을 떼게 됐다.

⑩철강업계 빅뱅 = 국내 철강업계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특히 국내 업체간 인수합병(M&A)을 통한 집중화와 대형화가 진행됐다.

포스코는 지난 3월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재무구조 개선과 비핵심 사업분야의 매각을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최근 포스코특수강 지분 72% 중 52%를 세아베스틸에 매각하는 본계약을 양해각서를 체결한 지 4개월 만에 성사시켰다.

세아그룹은 세아베스틸이 포스코특수강을 인수하면서 탄소, 합금봉강 위주의 제품포트폴리오를 공구강, STS선재, 봉강 및 무계목강관까지 확대해 특수강 사업의 가치를 증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제철도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렸다. 최근 동부특수강 인수를 마무리 지으면서 특수강 시장에서 세아와 양강 체제 구축을 노리고 있다. 또 지난해 말 현대하이스코 냉연(자동차 강판) 사업부문을 합병한 데 이어 동부특수강끼지 인수하면서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이를 통해 생산원가 절감과 함께 수익성을 향상을 노리고 있다.

동국제강은 최근 이사회에서 자회사 유니온스틸과의 합병계약을 원안대로 승인, 결의했다. 동국제강은 그룹의 철강사업을 통합해 경영 혁신을 가속, 사업의 유연성과 재무구조의 안정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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