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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SOFA 규정탓 재판권 포기한 미군범죄 공개하라"

최종수정 2014.12.21 10:14 기사입력 2014.12.2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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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미군이 대한민국 내에서 저지른 범죄 중 미국 측의 요청으로 우리 사법당국이 재판권 행사를 포기했던 사건들에 대한 정보가 일부 공개될 전망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이승한)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법무부를 상대로 낸 정보 비공개 처분 취소소송에서 재판권 포기 내역 등은 정보공개법 9조에서 정한 비공개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보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SOFA 규정에 따른 재판권 포기·행사 내역은 이미 마련돼 있는 제도의 운영 현황에불과하다"며 "국가간의 외교 관계에 관한 정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비공개 대상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해당 내역을 설사 외교관계에 관한 사항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에는 이 정보에 관련한 비공개 규정이 없다"며 "해당 정보를 공개한다고 해서 한·미 양국 관계에 있어 우리 협상력에 불리한 영향을 미친다거나,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가 공개를 명한 정보는 2001년부터 현재까지 SOFA에 따라 우리가 1차적 재판권을 가진 미군 범죄 중 미국이 재판권 행사를 포기해달라고 요청한 사건 내역과 그에 따른 우리 사법당국의 재판권 행사 여부다.
SOFA 협정에 따라 미군 범죄 가운데 공무집행 중 범죄와 주한미군들끼리 발생한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우리 사법당국이 1차적 재판권을 가진다. 그러나 미군 측에서 공무 중이었다는 증명서를 제출해 버리면 사실상 재판권은 미군에 넘어가도록 돼 있다.

이같은 제도적 허점에과 함께 양국이 서로 재판권 포기를 요청할 수도 있어 우리 사법당국이 재판권을 갖고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행사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재판부는 지난 2012년 발생한 '평택 민간인 수갑 사건'에서 우리 사법당국이 재판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유도 공개대상에 포함했다. 당시 미 헌병 7명이 평택에서 민간인 3명에게 수갑을 채워 물의를 빚었고 검찰은 이들을 전원 기소하려 했지만 SOFA 규정을 방패막이로 형사처벌을 면했다. 미국 측에서 공무 중 발생한 일이라는 주장을 함에 따라 법무부는 재판권 불행사 결정을 내렸고 검찰은 이들을 '공소권 없음' 처분했다.

민변은 그간 재판권을 포기했던 내역 등을 공개하라고 요청했지만 법무부가 외교 관계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할 수 없다고 맞서자 결국 소송을 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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