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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전 기재부 장관 "표심경쟁 끝에 대증요법 난무…정치가 경제왜곡 부작용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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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전 기재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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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이명박정부 집권 후반기 경제수장을 맡았던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성균관대 교수)이 15일 정치권과 최경환경제팀에 따끔한 훈수를 뒀다. 정치권에는 재정건전성을 무시한 포퓰리즘이 난무한다고 비판했고 최경환경제팀에는 확장적 정책기조와 병행해 구조개혁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전 장관은 한국개발연구원(KDI)가 매달 펴내는 나라경제 12월호 기고에서 현재 경제상황에 대해 "경제가 차츰 나아지고 있지만 기대보다 회복세가 더디다"고 평가하고는 "(현 정부가) 나름 선방하고 있는 거시지표와 달리 바닥 체감경기는 무척 어렵다고들 한다. 설비투자가 부진한 데다 대외 리스크도 만만치 않아서 내년도 경제에 관한 비관론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경제가 지지부진한 원인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진이 지속되는 점과 그간 켜켜이 쌓인 구조적 난제들이 겹쳐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영국·인도 등은 괜찮은 편이나, 유럽·중국·일본과 중동·러시아·브라질 등 원자재 수출국은 활력이 떨어졌다"면서 "신흥국들이 유례없는 동반 저성장 기조를 보이고 주요국 총부채가 꾸준히 늘고 있으나, G20 등의 정책공조는 눈에 띄게 약화됐다. 원자재가격의 하향 안정세가 그나마 위안이라고 할까. 우리 경제는 대외의존도가 높아서 이러한 외풍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 전 장관은 구조적 난제에 대해서는 저출산·고령화 추세로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고령화는 이사와 내구재 교체주기 연장, 안전자산 선호, 사회보험지출 증가, 소비성향 하락 등을 초래해 내수가 위축되고 재정 부담은 가중된다"면서 "금융·전월세·교육·보육 부담이 높고, 노후 준비가 부실해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점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일자리 원천인 서비스산업은 까다로운 규제 때문에 영세하고 선진국과 생산성 격차가 커지고 있다"면서 이외에도 지나친 화석연료 의존, 큰 정부에 대한 기대와 과도한 정부규제, 열악한 사회자본, 개발연대의 틀에 머문 국정시스템, 북한의 비정상상태 등도 성장잠재력을 갉아먹는 문제점들이라고 꼽았다.

박 전 장관은 특히 최근엔 표심경쟁 끝에 대증요법이 난무하고 '허리띠 졸라매기'는 주저하는 등 정치가 경제를 왜곡하는 부작용까지 두드러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전 장관은 그러면서 "재정·금융·통화 확장은 쉽게 경기를 부양하고 한계기업·가계의 연명을 돕지만, 구조조정과 체질개선을 어렵게 만드는 부작용이 따른다"면서 "따라서 정말 어려울 때에만 일시적으로, 적기에, 목표를 잘 겨냥해 맞춤형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구조개혁은 고통스럽고 저항이 거세며 시간이 걸려 실행하기가 무척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고통 없이는 얻을 수 없다.2015년은 선거가 없으므로 구조개혁의 적기"라고 강조했다.

박 전 장관은 구조개혁의 방향으로 ▲대형마트 의무휴헙 등의 서비스업 진입, 수도권입지, 출자구조, 고용및 노동 등규제개혁▲의료 금융 유통 도소매 사업서비스산업 등의 개방과 생산성제고 ▲노인기준과 직연연금 수급개시 연력 조정 등 인적자원의 양과 질 확대 등을주문했다.아울러 한꺼번에 불거진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정년연장, 주휴일 근로수당 등 노동 이슈들은 사회적 합의 방식으로 일괄 타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합의의 최우선 판단기준은 영세사업장 취약 근로자 보호와 함께 일자리 총량에 미치는 영향이 돼야 한다"면서 "미국에선 최근 고용유연성이 하락해 생산성, 실질임금, 일자리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특히 청년과 저학력 근로자가 큰 타격을 입었다. 중국에서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를 줄였다. 타산지석으로 삼을 일이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이와함께 재정건전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로마, 오스만 터키, 명나라 등 강대국들이 망할 때 보인 공통점의 하나는 누적된 적자였다"면서 "새로운 의무지출은 재원방안을 함께 확정하고, 핵심 선거공약은 그 비용과 재원의 공적 검증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권고처럼 재정은 '목표 효율'을 높이고, 대학등록금은 수혜자 부담원칙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연금제도가 지속 가능하도록 자동안정장치를 도입하고 확정 부과방식을 완화하는 한편, 자영업자의 신고 유인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전 장관은 2011년 6월부터 2013년 3월까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으며 당시 정치권의 화두가 됐던 복지논쟁에서 재정건전성에 기반을 둔 복지정책을 강조해왔다. 그는 취임식에서부터 "복지 포퓰리즘에 맞서 레오니다스가 이끌던 300명의 최정예 전사처럼 굳건히 협곡을 지켜야 한다"며 정치권에 직격탄을 날리며 퇴임때까지 복지포퓰리즘에 맞서왔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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