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11일 다시 셧다운 위기‥여야 막판 타협 주목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미국 연방정부 폐쇄(셧다운)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미 의회가 오는 11일(현지시간)까지 2015년 회계연도(2014년 10월1일~2015년 9월30일) 세출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정부는 곧바로 셧다운에 들어간다. 지난해에도 10월1일부터 16일간이나 연방정부 관공서는 물론 국립공원까지 문을 닫는 셧다운 사태가 이어졌다.올해 9월에도 양당은 예산안 합의에 실패, 결국 오는 12월11일까지만 한시적으로 연방정부가 운영될 수 있는 잠정예산안만 통과시켜놓은 상태다.

현재 워싱턴 정가의 분열상은 지난해에 못지않다. 이번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전격 발표한 이민개혁 행정명령이 최대이슈가 됐다. 공화당은 1100만명의 불법체류자 중 500만명의 추방 유예를 전격 선언한 오바마 대통령의 조치가 “의회를 완전히 무시한 처사”라며 수단방법을 총동원해 이를 무력화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지난해와 달리 공화당 지도부는 셧다운만은 피하겠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건강보험 개혁안(오바마케어)을 막기 위해 셧다운을 밀어붙였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정부 마비사태의 책임을 모두 뒤집어쓰며 사상 최저의 정당 지지율까지 떨어진 바 있다.

공화당 지도부눈 정부 예산안 중 이민 개혁 행정 업무를 전담하는 국토안보부 관련 예산만 따로 떼어내 내년 초까지 잠정예산안을 편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부터는 11·4 중간선거 결과로 공화당이 상원도 장악하기 때문에 일단 시간을 벌자는 셈법이다. 민주당이 아직 다수당으로 남아있는 상원의 해리 레이드 원내대표도 타협 여지가 있다는 반응이다. 따라서 정가에선 11일 이전에 양당의 극적 타협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하지만 공화당 강경파가 변수다. 이들은 “셧다운을 불사하더라도 오바마의 이민개혁을 막는 것이 급선무”라는 입장이다. 지도부의 타협안이 이들의 반발을 흡수하지 못할 경우 셧다운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