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지명·FA 영입 마쳐 내년 전력 구성 완료…MLB 출신 마르테, 김상현·장성호 합류로 타선 막강하고 신구조화된 투수진도 안정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신생팀이라고 얕보기에는 만만치 않다. 내년 프로야구 1군에 합류하는 kt wiz는 보호선수 20인 외 특명지명으로 이대형(31)과 용덕한(33) 등 주전급 선수를 여럿 얻었다. 자유계약(FA) 시장에서도 성과를 봤다. 김사율(34)과 박기혁(33), 박경수(31)를 영입했다. 포지션별 주전 등 팀의 1군 첫 시즌을 위한 조범현 감독(54)의 구상도 윤곽을 드러냈다.
◆ 1번 타자+중견수 = 기대하지 않았던 대형 '테이블 세터'가 굴러 들어왔다. '슈퍼소닉' 이대형. 올해 KIA에서 126경기 타율 0.323 1홈런 40타점 22도루로 공격의 물꼬를 튼 선수다. 빠르고 경험 많고 수비 범위도 넓다. 조 감독은 "(공격에서) 이대형을 주축으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 단단한 방망이 = 3~6번 중심타순에 김동명(26)과 외국인타자 앤디 마르테(31), 김상현(34), 장성호(37)가 대기한다. 김동명은 올해 퓨처스리그를 일흔아홉 경기 타율 0.356 17홈런 57타점으로 마쳤다. 힘 있고 정확하며 1루 수비도 잘한다. 장성호도 1루를 맡을 수 있지만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김동명이 주전으로 뛸 것으로 보인다. 4번은 마르테다. 메이저리그에서 일곱 시즌(2005년 애틀란타ㆍ2006~2010년 클리블랜드ㆍ2014년 애리조나) 동안 307경기 타율 0.218에 21홈런 99타점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1036경기에서는 타율 0.280 163홈런 635타점을 올렸다. 수비에서는 3루를 본다.
◆ 강한 뒤끝 = 새로운 도전을 앞둔 김상현과 장성호도 칼을 갈고 있다. 최근 2~3년 주춤했지만 '우승 DNA'를 가진 선수들이다. 그뿐인가, 하위타순에서는 박경수와 용덕한, 박기혁이 나선다. 이 선수들은 이미 수비능력을 인정받았다. 박경수는 2루, 박기혁은 유격수, 용덕한은 안방을 책임진다. 세 선수 모두 최근 2~3년간 꾸준한 출장기회를 보장 받지 못했다. 거기다 팀을 옮기게 돼 독이 올랐을 것이다. 이런 선수들이 폭발하면 걷잡을 수 없다.
◆ 선발 마운드 = 외국인투수 세 명이 1ㆍ2ㆍ3선발을 맡는다. 재계약이 불발된 마이크 로리(30) 대신 뽑는 새 외국인 투수와 앤디 시스코(31), 19일 입단 계약한 필 어윈(27)이다. 올해 퓨처스리그 열여섯 경기에서 패배 없이 7승 평균자책점 3.63을 기록하며 다승 5위, 평균자책점 2위에 오른 로리의 공백은 아쉽다. 그러나 시스코도 일곱 경기서 3승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93으로 잘 던졌다.
4선발은 스물한 경기 9승 3패 평균자책점 4.12을 기록한 박세웅(19)이, 5선발은 스물네 경기 8승 5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46을 기록한 황덕균(31)이 준비한다. 올해 신인 우선지명으로 입단한 홍성무(21)와 주권(19)도 선발진 합류를 노린다.
◆ 마무리, 경험+패기 = 특별지명으로 데려온 장시환(26)과 정대현(23), 이성민(24) 등이 있다. 특히 장시환과 이성민은 최고구속 150㎞에 이르는 빠른 공을 던진다. 경우에 따라 선발도 가능하다. 정대현은 올 시즌 열두 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7.90에 그쳤지만 시즌 개막 전 두산에서 가장 기대를 모았던 선수. 더욱이 왼손투수로 시속 140㎞ 후반의 강속구를 던진다. 마무리는 김사율이다. 프로 17년차를 맞는 베테랑. 롯데 시절이던 2011년에 20세이브, 2012년에는 24세이브를 올렸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에게는 좋은 본보기다.
◆ 강하지만 얇다 = 패기 넘치는 신인과 경쟁력 있는 베테랑들의 신구조화가 돋보이지만 선수층이 얇다. 올해까지는 한 시즌 128경기를 했지만 내년부터는 144경기로 는다. 시즌은 길고 경쟁은 치열하니 모든 선수가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마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부상으로 전력에 공백이 생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럴 때 고비가 닥친다. 주전급이 빠졌을 때 이를 메워 줄 후보선수 층이 다른 팀에 비해 투텁지 못하다. 먼저 출발한 넥센과 NC도 같은 이유로 첫 시즌에 고전했다. 넥센은 창단 첫 해인 2008년 7위(50승 76패)에, NC는 지난해 7위(52승 4무 72패)에 그쳤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