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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회영은 고종을 북경으로 망명시키려 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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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상 저술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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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칼럼리스트이자 현직기자인 임기상의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를 읽다 보면 우리 국사 교과서가 참된 역사를 가르치지만은 않는다는 걸 알게 된다. 이 책에서는 최초의 신소설을 쓴 선각자로 알려진 이인직의 친일 행적, 고종황제의 망명을 도모했던 이회영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우리 역사 왜곡의 전초기지였던 조선사편수회의 정체, 99칸 임청각 마당이 싹둑 잘려나간 한 맺힌 사연, 경천사지십층석탑이 현해탄을 건너갔다 온 우여곡절, 백범 암살을 지휘한 전봉덕과 요절한 천재 전혜린의 관계 등 우리가 잘 몰랐던 28가지 사건과 사람 이야기를 새롭게 복원, 역사적인 거대 사건 이면을 생생히 보여준다. 그 중에서도 이인직의 행적과 이회영의 고종황제 망명 계획 등은 저자가 발굴한 것으로 손꼽힌다.

이인직의 경우 우리는 최초의 신소설 '혈의 누'를 쓴 이로 배운다. 그래서 선각자라는 인식이 강하다. 비록 친일파 논란이 있기는 하나 큰 소용돌이가 될 정도는 아니다.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는 이인직의 뜻밖의 친일 행적을 들려준다. 여기서 이인직은 ‘매국노’ 이완용의 비서로 한일병합조약에서 실무자 역할을 한 사람이라는 것을 밝혀낸다. 특히 그는 일본측 실무자를 만나서 매국의 구체적인 조건을 논의했고, 심지어 일본의 조건에 대해 ‘대단히 관대한 조건’이라며 좋아했다는 알 수 있다.
우당 이회영에 대해서도 우리가 잘 몰랐던 내용을 속속 들려준다.이회영은 백사 이항복의 후손으로 당대 손꼽히는 명문가의 후손으로 나라가 강제병합당한 1910년 전 재산을 정리, 형제들과 만주로 망명한다. 그리고 조선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고, 일제에 체포돼 고문사한다. 그의 행적 가운데 미완에 그쳤지만 대단히 드라마틱한 사건이 하나 있다. 그것은 고종 황제를 베이징으로 망명시켜 망명정부를 세우는 계획이다. 거사가 무르익어 갈 무렵 애석하게도 고종이 급서하는 바람에 모든 것이 수포로 끝난다.

저자는 "정작 21세기를 사는 우리와 가장 가까운 현대사는 교과서 맨 뒷장에 부록이나 장식처럼 달랑 몇 페이지가 실려 있을 뿐 건조하기 짝이 없다"고 한탄한다. 이어 현대사가 푸대접 받은 이유는 "식민지 시대와 분단· 전쟁, 이데올로기 싸움 등 핏빛 갈등의 여파"라고 진단한다.

이에 저자는 역사 교과서를 둘러싼 끊임없는 논란,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툭툭 불거지는 ‘친일파’ 논란 역시 역사의식의 부재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인식한다. 역사를 기계적으로 외우고 편파적으로 배우기 때문에 벌어지는 논란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책은 우리 근현대사를 민족주의와 휴머니즘이라는 따뜻한 시선으로 재구성한데다 드라마틱한 에피소드, 파란만장한 인물들의 삶이 등장해 재미를 더 한다. <임기상 지음/인문서원 출간/값 1만6000원>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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