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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돈뽑는 기계처럼 이용한다? '빚테크'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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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빚 사상최대치 경신하는 가운데 자산운용사 7년여만에 뭉칫돈 쏠려…'대출레버리지' 우려

(자료:EC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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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가계빚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와중에 자산운용사로 7년여만에 가장 많은 돈이 쏠렸다. 돈이 없어도 대출을 받아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빚테크 투자'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대출레버리지가 만연하게 되면 주택가격이 떨어졌을 때 잠재 부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집을 ATM기(현금인출기) 처럼 쓰면서 빚으로 과소비와 위험투자를 하는 식의 초과수요는 한계가 있을 뿐더러 자산가치가 떨어졌을 때 핵폭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중 자산운용사에 21조8000억원의 뭉칫돈이 들어왔다. 지난 2008년 1월(23조5000억원) 이후 6년9개월만에 사상최대치로 한달 전인 9월(2조7000억원) 유입금액에 비해 10배가 넘는 수치다. 올해 8∼9월 월평균 수신액(4조원)과 비교해 다섯배가 넘는다.
9월만 해도 5000억 유출을 보였던 머니마켓펀드(MMF)에 10조원의 자금이 들어왔고, 주식형펀드에서도 9월엔 4000억원이 빠져나갔지만 10월에 2조10000억원의 자금이 쏠렸다. 채권형펀드(1조4000억→2조8000억), 혼합형펀드(8000억→2조6000억), 신종펀드(1조3000억→4조2000억)에 들어온 자금도 한달새 2∼4배 늘었다.

눈여겨 볼만한 대목은 이 돈의 출처다. 10월중 은행 수신은 7조3000억원 증가했다. 9월보다 3조6000억원(97%) 확대된 것이다. 안전자산인 은행예금에서 빠져나온 돈이 위험자산인 자산운용사로 흘러들어갔다고 볼 수 없는 대목이다. 결국 대출을 통해 일으킨 자금이 자산운용사로 흘러들어갔을 개연성이 높아진다.

10월에 나간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양도 포함)규모는 6조원으로 월말 잔액 기준으로 394조8000억원에 달했다. 2008년 1월 관련통계를 작성한 이후 증가폭과 잔액 모두 역대최고치다.
김진성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자산수익률이 부채이자율보다 높은 상황에서는 부동산담보대출을 통한 레버리지 투자가 높은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고 이는 가계부채 확대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승철 한은 통화정책국 차장은 "은행예금에서의 시프트(이동)가 눈에 띌 정도는 아닌 것 같고, 대출자금이 시장금리 하락과 맞물리면서 자산운용사에 몰린 경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은행이나 PB센터에도 대출레버리지를 통한 자산운용이 나타나고 있다. 서재연 KDB대우증권 PB클래스 갤러리아 이사는 "금리가 워낙 낮다보니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투자자들이 안쓰고 있던 본인 소유의 아파트 담보대출을 통해 부동산투자나 주식투자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조재영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 블루 강남센터 부장은 "10월엔 코스피 1900선이 무너지면서 (저점을 보고) 펀드에 들어온 자금이 많았다"고 말했다. 앞서 10월17일에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1896.54를 기록, 연저점을 찍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빚을 내 투자를 하는 행태가 반드시 나쁘다고 보긴 어렵지만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잠재 뇌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우찬 고려대 교수는 "부유층이 남는 돈으로 레버리지 투자를 하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저소득층이 빚으로 투자하는 행태가 많다면 경기가 나빠졌을 때 큰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진성 연구원은 "경제위기 상황에선 자산수익률이 부채이자율보다 빠르게 떨어지게 되는데 이럴 때 부동산 자산은 빠른 처분과 유동화가 어렵기 때문에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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