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은 일교차가 10°C가 넘는 경우가 잦아, 가을과 초겨울을 넘나들기 일쑤다. 이런 기후적응을 위해 외출 할 때 가벼운 겉옷 하나쯤 준비할 필요가 생긴다. 카디건(cardigan)이 바로 기후적응뿐 아니라 다목적에 맞는 옷인 것 같다. 이미 소비자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올 가을 카디건의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45%나 증가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카디건은 아이러니하게도 인명피해가 유달리 컸던 크리미아 전쟁(Crimean War 1853년-1856년, 러시아와 이에 맞선 영국 등 연합군의 전쟁)중에 등장한 옷이다. 당시 인명 피해가 100만명이 넘었고, 전투중에 죽은 사람보다 전염병으로 죽은 사람이 많았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나이팅게일의 체계적인 간호가 빛을 발한 전쟁이기도하다.
이 전쟁에 참전한 영국의 카디건(James Thomas Brudenell, 7th Earl of Cardigan)백작이 추위를 막고자 군복위에 '니트 코트형식'의 옷을 덧입었고, 이 옷을 부상당한 병사들에게도 따뜻하게 감싸고 벗기 쉽도록 만들어 입혔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옷은 전쟁 후 백작의 이름을 따 카디건이라 불리우며, 영국 귀족들이 스포츠나 각종 행사 때 즐겨 입으면서 보급되기 시작했다. 특히 프랑스 디자이너 코코 샤넬이 카디건을 컬렉션 무대에 소개한 뒤 세계적인 유행 아이템이 되었다. 그 후 오늘날까지 다양하게 발달되어오면서 남녀노소 구분 없이 시대를 초월하여 애용하는 옷으로 자리 잡는다.
카디건이 이처럼 오랫동안, 발전하며 더 애용되는 것은 부하를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이 배어있는 옷이기 때문이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송명견 동덕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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