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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냉온탕 오간 북한의 심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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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지난 4일 황병서 총정치국장 등 북한 실세 3인방은 인천아시안게임 폐회식에 참석하기 위해 남쪽을 찾았다. 북측 최고위급 대표단의 파격적인 방문으로 남북관계는 모처럼 훈풍이 부는 듯 했다. 2차 고위급접촉에도 파란불이 켜졌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훈풍은 멈췄다. 7일에는 서해 북방한계선, NLL에서 남북 함정 간에 교전이 벌어졌다. 이어 10일에는 북한은 우리 측 민간단체가 날린 대북전단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 긴장감은 다시 멈췄다. 악화일로를 걷는 듯 했던 남북관계는 지난 15일 판문점에서 군사당국 간 접촉이 전격적으로 이뤄지면서 다시 기대감을 키웠다.
기대감도 여기까지였다. 지난 주말인 18일에는 철원지역 북방 군사분계선(MDL)에 접근해 7시간30분여 머물다 되돌아 갔으며, 19일에는 파주 북방에서 우리 군의 경고사격에 대응사격을 실시해 비무장 지대안의 남북한 초소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북한은 다음날인 20일 "남측(우리 군)이 도발을 지속할 경우 예상할 수 없는 보복조치를 취하겠다"고 위협했다. 북한은 이날 '장성급 군사회담 북측단장' 명의의 전화통지문을 통해 지난 18일과 19일 각각 철원과 파주 북방 MDL 접근시 우리측의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도발'로 규정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북한은 전화통지문을 보낸 날에도 철원지역 북방 MDL에 접근해 우리 군의 대응태세를 떠보고 돌아갔다.

최근 한 달 사이 남북관계만 보면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 오갔다. 국내 언론들도 남북관계의 화해와 대치의 기류가 바뀔 때마다 앞서서 분위기를 만들어갔다. 혼돈스러운 것은 우리 국민이다. '대북전단을 계속 띄워야 하는 지 말아야 하는 지', '북한이 군사회담 내용을 공개했을 때 진실인 지 아닌 지' 등등.
북한이 남한 국민의 이런 혼란과 남남갈등을 바라는 것은 아닐까. 최근 사건들이 혼란과 갈등을 부추겨 향후 협상과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북한의 심리전이라면, 북한의 의도에 그대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언론도 북한의 심리전을 도운 셈이 된다. 지금은 일희일비할 때가 아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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