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보다 시간 단축, 치료제 개발에도 도움될 듯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알츠하이머(치매)에 걸린 뇌에 대해 인간줄기세포를 이용한 실험모델이 개발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 특징을 구현할 수 있고 치매 발병 원인을 밝히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원장 정광화, 이하 기초지원연) 질량분석연구부 김영혜 박사는 인간 신경줄기세포의 3차원 분화를 통해 알츠하이머 환자 뇌의 병리학적 특징을 구현한 실험모델(Alzheimer's in a Dish)을 개발하고 알츠하이머의 대표적 발병 이론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가설을 실험적으로 입증하는데 최초로 성공했다고 13일 발표했다.
기존 모델에서는 아밀로이드 가설의 신경섬유매듭과 베타 아밀로이드의 연관성을 설명할 수 없었는데 새 모델을 통해 둘 사이에 연관성이 있음을 처음으로 입증한 것이다. 그동안 치매를 포함한 뇌질환 연구는 주로 생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 의존해 왔다. 생쥐의 뇌 조직과 생리현상이 인간과 크게 달라 생쥐를 이용한 기초 연구가 인간 대상 임상실험과 상이한 결과를 보이던 문제점이 있었다.
이번 연구는 이런 문제점을 보완했고 동물모델에 비해 제작이 쉽고 실험에 소요되는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치매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셈이다. 또 연구 시료 수급과 모델 제작에 어려움이 큰 다른 퇴행성 뇌질환 연구에도 적용될 수 있는 것도 큰 성과이다.
김 박사는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 질환의 발병 메커니즘에 대한 중심가설을 실험적으로 입증한 세계 최초 사례로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연구를 가속화 할 수 있는 실험 모델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계속되는 연구를 통해 치매 바이오마커를 발굴하는 연구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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