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분위기 우울…조직개편, 인력감축 등 예고
삼성전자는 7일 매출 47조원, 영업이익 4조1000억원의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잠정 실적은 확정실적 발표일까지 시장과 투자자들의 혼선을 없애고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발표된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예상보다 IM(IT·모바일) 부문의 실적이 더 낮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DS(반도체)나 CE(소비자가전) 부문은 예상했던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3분기 사업부별 영업이익을 DS 2조원 안팎, IM 2조~2조5000억원, CE 1000억~20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내고 디스플레이(DP)가 2000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관측했었다.
스마트폰 부문은 갈수록 격화되는 경쟁과 중저가 제품들에게 밀리면서 실적이 하락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6 플러스의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중국 업체들이 저가 스마트폰을 무기로 신흥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압박하고 있어서다. 공격적인 마케팅 비용 집행도 마진 축소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측은 "무선 사업의 경우 스마트폰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판매량이 소폭 성장했으나 하이엔드 제품 판매 비중 축소와 구모델 가격 인하 등으로 인해 평균 제품가격(ASP)이 하락했다"고 전했다.
IM부문 매출 의존도가 큰 시스템LSI, 삼성디스플레이(DP) 등도 실적이 저하됐다. 무선 제품 수요가 줄면서 시스템LSI도 재고 조정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줄었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역시 물량 감소에 따른 가동률 하락 등으로 실적이 줄어든 것.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3분기 2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분기 TV 제품이 선방하며 실적이 늘었던 CE부문 역시 3분기에는 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TV패널 가격 강세 등 비용이 증가한 반면 비수기를 맞아 판가가 하락하면서 실적이 줄어든 것. 생활가전 역시 생각보다 짧았던 여름의 영향 등으로 에어컨 성수기가 빨리 종료되면서 실적이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CE 부문 영업이익은 1000억~2000억원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그나마 선방한 부분은 반도체(DS) 부문 중 메모리반도체 사업이다. 메모리 사업은 PC·서버 등의 수요가 이어지는 등 안정적인 수급상황 속에서 가격이 안정화됐다. 기술개발과 공정 전환에 따라 원가가 절감된 것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4분기는 물론 내년 상반기까지도 불확실성 해소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경쟁사들의 스마트폰 신제품이 본격적으로 출시되고 중저가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IM사업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 관계자들도 "내년 1분기부터는 노트4 효과 등으로 실적이 조금은 개선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예년과 같은 좋은 실적은 이제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가파른 실적하락으로 내부에서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연말 인사를 앞두고 있는 만큼 조직개편이나 인력조정도 관측되고 있다. 특히 그간 사업이 승승장구하면서 조직이 비대해진 IM 소속 인력이나 조직 개편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전자는 비용절감을 골자로 한 예산을 재편성하고 서울 본사에서 근무하던 스텝 부문의 15%인 150명 가량을 영업이나 마케팅 등 사업전면에 배치하는 작업을 마무리 했다. IM 소속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 500명 가량을 소프트웨어센터나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네트워크사업부 등으로 재배치하기로 했으며, IM부문 임원들의 목표달성장려금(TAI)도 25% 삭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