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배송 상하차 지원, 새벽 야간 등 1주 73.5시간 근무…“과로 또는 스트레스로 뇌동맥류 파열”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신영철)는 물류회사 직원 심모씨 부인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받아들이지 않고 원고 승소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5일 밝혔다.
심씨가 상하차에 관여하는 화물은 하루 평균 5000㎏정도이고 이는 대부분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심씨는 쓰러지기 5일 전 한 은행의 달력 배송 상하차를 지원하는 업무를 추가로 담당했다.
심씨의 업무상 재해와 관련해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1심과 2심은 심씨 유족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심씨는 자택에서 출근 준비 중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진 후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숨을 거뒀는데 과로가 사망의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판단이 달랐다. 대법원은 “뇌동맥류 파열이 있기 4개월 20일 전부터 망인의 근무가 세 시간이나 증가했고 증가한 근무도 새벽근무와 야간근무”라면서 “1주당 근무시간이 법정근로시간을 훨씬 초과하는 73.5시간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뇌동맥류라는 기존 질환을 가지고 있었던 망인에게 통상적인 업무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도를 초과하는 과로 또는 스트레스가 있었다”면서 “뇌동맥류파열이 업무상 과로로 인한 것으로 고려될 수 있다는 의학적 소견이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과로 또는 스트레스와 이 사건 뇌동맥류파열로 인한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원심은 망인의 사망과 업무상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했는데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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