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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무슨 염치로 세비 524만원 올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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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안에서 내년 국회의원 세비 인상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어제 "벼룩도 낯짝이 있다"며 "의원 스스로 세비 인상안에 거부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강석훈, 하태경 의원 등 초ㆍ재선 쇄신모임 '아침소리' 소속 의원 12명도 여야 의원 모두에 "세비 동결에 뜻을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다. 최소한의 부끄러움을 아는 국회의원이라면 당연한 처신이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경제 수준에 비춰 선진국보다 훨씬 많은 세비를 받는다. 연간 1억3796만원으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5.63배다. 영국은 2.89배, 프랑스는 2.87배, 미국은 3.59배다. 그래도 일만 제대로 하면야 아까울 게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국회는 툭하면 개점휴업이다. 올해도 세월호 참사 이후 다섯 달 동안 단 1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않아 '불임 국회'라는 비난이 높았다.
사정이 이런 데 세비를 내년에 올린다니 국민은 울화가 치민다. 정부는 내년도 국회 세출예산안에 세비를 공무원 봉급 인상률과 같은 3.8%를 적용했다. 올해보다 524만원이 오르는 셈이다. 한 일이 뭐가 있기에 올린다는 말인가. 국회는 정부가 공무원 봉급 일괄 인상에 따라 조치한 것이라고 비켜갈 게 아니라 사전에 세비 인상안을 막았어야 마땅했다.

외국은 우리와 사뭇 다르다. 스웨덴 국회의원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일정한 월급 없이 회의 출석일을 기준으로 주급을 받는다. 프랑스는 회기의 3분의 2이상 출석 않으면 세비 3분의 1을 받을 수 없다. 일본 의회는 2012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세비를 12.88% 자진 삭감했다. 미국 의회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부분정지) 때 급여 인상을 사양했다. 영국은 2012년 1인당 1만파운드(1800만원)의 의정홍보비를 없앴다.

여야는 2012년 18대 대선을 앞두고 세비를 줄이겠다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전신인 민주당은 당시 박지원 원내대표가 126명 의원 전원 찬성으로 '세비를 30% 삭감'하는 국회의원 수당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도 동참을 약속했다. 그러나 개정안은 2년여간 상임위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은채 사실상 폐기 상태다. 여야는 세비를 올릴 게 아니라 '30% 삭감'법안을 처리해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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