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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007 입시' ...정보갈증에 지원생들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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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자 학점ㆍ성적 등 대부분 비공개, 지원생들끼리 카페 결성, 추측 정보 난무

[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지난해 합격자 평균은 몇점인가요? ""대학성적 실질반영률은 어떻게 되나요?" "나이 많으면 안 되나요?"

최근 서울 소재 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서 열린 입학설명회에서 강당을 가득 채운 입시생들의 질문공세가 쏟아졌다. 이는 로스쿨 입학설명회에서 익숙한 풍경이다. 로스쿨 입학 정보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로스쿨 원서접수를 앞두고 로스쿨 준비생들이 정보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국 25개 로스쿨이 모두 실질적 선발기준이나 지난해 합격자 평균 등 입학정보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생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선발기준과 지난해 합격자들의 성적부터 거의 공개되지 않고 있다. 로스쿨 지원자들은 입시절차에서 25개 로스쿨 중 최대 두개(가, 나 군)만 선택해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두 가지를 알아야 합격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

그러나 로스쿨들은 내부적 선발 기준을 마련해 놓고도 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로스쿨들은 '2015학년도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전형기본계획' 등을 통해 선발기준을 밝히고는 있다. '법학적성시험(LEET)성적 30점, 대학성적 30점, 어학성적 20점, 자기소개서 및 기타, 서류성적 20점'과 같은 식이다. 그러나 복수의 로스쿨 관계자에 따르면 로스쿨마다 실질반영률이 있어 공개된 것과는 다른 가중치가 부여된다. 이 때문에 공개된 선발기준과 다른 방법으로 최종성적이 산출된다. 수험생들이 입시설명회에 몰리는 것도 로스쿨 등 학교 관계자가 간혹 이 방법을 공개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합격자 평균 등 합격자들의 성적도 마찬가지다. 각 로스쿨들은 신입생 선발관련 정보공개에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대학입시에서 입학생 성적을 포괄적으로라도 공개하는 것에 비하면 매우 폐쇄적 태도다.

한 국립대 로스쿨 입학처 관계자는 합격생의 성적을 공개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교수들이 민감한 부분이 있어서 그렇다"면서 "입시설명회에 온 이들에게만 알려주고 있다"고 답했다. 또 다른 학교의 입학처 관계자는 "관례적으로 비공개해왔고 특별히 정보를 공개해야할 이유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로스쿨을 준비생들은 서로의 합격 점수를 공유해 합격선을 추측해보는 궁여지책까지 짜내고 있는 상황이다. 준비생의 합격성적과 경력 등을 공개하는 카페로 가장 규모가 큰 편인 '다음' 포털의 '서로 돕는 로스쿨연합(서로연)' 카페 이용자인 로스쿨 준비생 김모씨는 "검증된 정보가 있으면 좋겠다"면서 "로스쿨이 입시생들을 상대로 '갑'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 소재 사립대 로스쿨 1학년 생인 박모(25)씨는 "로스쿨 관련 정보가 많은 사람은 아무래도 자신의 성적에 맞게 합격할 수 있는 곳에 지원해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서 "지난해 합격자 성적을 공개하지 않으니 정보격차가 생긴다"고 털어놨다. 로스쿨 준비생 김모(26)씨도 "이런 식으로 선발하면 로스쿨에 '연줄'이 있는 등 정보 접근이 유리한 지원자에게만 유리한 구도가 만들어진다"고 지적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로스쿨 입학생들의 성적 등은 기본적으로 공개해야 하는 것이 맞다. 로스쿨 입학 상의 지적되는 문제점은 공개만 하면 이뤄지는데 이 부분은 분명 잘못됐다"고 말했다. 신평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로스쿨 입시 과정에서 밀실행정이 있는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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