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하늘색 셔츠 차림에 선글라스를 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62)이 등장하자 2014 인천아시안게임 승마 경기가 열리는 드림파크승마장이 술렁였다. 김 회장은 23일 부인 서영민 씨(53)와 함께 승마 마장마술 개인전에 출전한 3남 김동선(25ㆍ갤러리아승마단)의 경기를 응원했다.
아들은 은메달로 화답했다. 결선 출전선수 열다섯 명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인 77.225%를 받았다. 지난 21일 본선 연기 때 얻은 73.474%를 더해 합산점수 150.699%를 기록, 황영식(24ㆍ경기도승마협회ㆍ153.286%)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김동선이 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 딴 첫 번째 메달이다. 2006년 도하 대회 때는 16위, 2010년 광저우 대회 때는 15위에 올랐다.
김 회장은 국가대표 아들에게 '정신력'을 강조한다. "모든 일이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고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실력 껏 최선을 다해라"라는 말을 자주한다. 그러면서 관중석에서 응원하는 날에는 "경기 중에 긴장이 될 때는 본부석에 있는 아빠를 봐라"고 다독인다. 아들이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서다.
김동선은 이번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잠시 채찍을 내려놓을 계획이다. 그는 23일 경기를 마친 뒤 "당분간은 선수생활을 중단하고 아버지 일을 도와드리기로 했다. 승마는 나이와 관계없이 오래할 수 있기 때문에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가대표로서 남은 과제도 분명히 했다. 올림픽 출전과 입상이다. 그는 "잠시 말에서 내려오지만 나는 승마 국가대표다. 올림픽에 꼭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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