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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쌀 관세율 513%, 넘어야 할 산 많다

최종수정 2014.09.18 11:29 기사입력 2014.09.18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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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새누리당이 오늘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열고 내년 1월 쌀 시장을 개방하면서 수입 쌀에 적용할 관세율을 513%로 확정했다. 쌀 관세율 513%는 미국 등 일부 쌀 수출 국가들이 요구하는 수준으로 알려진 200%는 물론 세계무역기구(WTO)가 승인해 줄 수 있는 최대치로 본 300% 선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학계에서 논의됐던 예상 가능 관세율 중에서 최고 수준이다.

정부ㆍ여당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은 쌀 산업 보호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관세율을 513%로 하면 시장을 개방했을 때 미국과 중국에서 수입될 중ㆍ단립종 쌀 가격은 80㎏당 39만~52만원 선이 된다. 현재 국내산 쌀 가격은 16~18만원 수준이다. 이 정도라면 쌀 시장을 개방해도 국내 쌀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어 쌀 주권을 지킬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쌀 시장 개방의 앞길이 순탄치 만은 않아 보인다. 고관세율에도 개방에 반대하는 일부 농민들의 반발은 여전히 거세다. 오늘만 해도 전국농민회총연맹 회원들이 당정협의 자리에 들어와 "쌀 전면 개방을 중단하라"며 계란과 고춧가루 등을 던지는 등 소동을 벌였다. 전남, 충남, 강원 등지에서는 가을걷이를 앞두고 논 갈아엎기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국회에서도 시장 개방 찬반을 놓고 진통이 예상된다.

WTO의 승인을 받는 일 또한 쉽지 않은 과제다. 미국 등 일부 쌀 수출국들은 200% 수준의 관세율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가 원하는 수준으로 결정될지는 미지수다. 현재 추진 중이거나 앞으로 추진 예정인 자유무역협정(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도 넘어야 할 벽이다. 시장 개방 이후 협정을 맺을 때 쌀 관세율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쌀 주권을 지키기 위해 FTA나 TPP에서 쌀 관세율을 절대 건드리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농민들은 강대국들의 관세 감축과 철폐 요구를 거부할 수 없어 결국엔 전면 개방할 것으로 우려한다. 농민의 불안을 잠재울 답을 내놔야 한다. 농민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농가를 보호하고 쌀 경쟁력을 높일 후속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최고 관세율의 확보와 농민 설득, 쌀 시장 개방 앞에 놓인 넘어야 할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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