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사태가 엄정하게 수습되지 못하고 증폭되면서 결국 이 지경에 이른 것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이번 사태는 KB금융지주의 주된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임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 간 내부갈등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 갈등은 감정대립과 권력다툼의 막장드라마 식으로 전개된 끝에 감독당국의 개입을 불렀다. 그리고 그 후속편으로 이제는 임 회장과 감독당국 간 자존심을 건 드잡이가 연출되고 있다.
KB금융 이사들은 오늘 오후 긴급모임을 갖고 임 회장의 거취에 관해 논의한다. 이틀 전 간담회에서는 임 회장에게 자진사퇴를 권고하는 결정을 내리는 데 그쳤다. 하지만 임 회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소송을 제기했으니 오늘은 임 회장에 대한 대표이사 해임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모쪼록 KB금융 이사들이 객관적인 입장에서 사태를 조기에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논의하고, 더 미루지 말고 바로 결론을 내리기를 바란다.
아울러 감독당국의 자성도 촉구한다. KB금융 경영진의 낙하산 인사에서부터 그 경영에 대한 감독 소홀, 그리고 이번 사태에 대한 조사와 제재심의의 부실함에 이르기까지 금융감독원과 금융위가 잘한 것이 별로 없다. 이번에 허점이 드러난 금융감독 체계를 혁신하기 위한 방안도 강구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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