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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은행 합병에 '올인'…印尼 법인장의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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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학 우리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장 "사우다라 은행 인수 연내 마무리"
글로컬라이제이션 접목 첫 해외법인으로 본사서도 주목


최상학 우리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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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인도네시아)=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우리은행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지 22년째입니다. 이제는 시야를 넓혀 이 나라의 현지시장을 제대로 치고 들어가야 할 때죠."
최상학 우리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장은 사우다라(Saudara)은행 인수과정을 직접 진두지휘했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한국교포와 기업을 위주로 영업을 해 왔지만 로컬로 발을 들이기 위해서는 현지 은행을 인수하는 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인수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현지 금융기관 인수는 먼저 지분을 확보한 다음 합병을 추진해야 하는데 2012년 처음 인수절차를 밟기 시작해 올 1월이 돼서야 지분 인수를 마쳤다. "사우다라은행이 현지 상장은행이다 보니 비상장인 금융사를 인수하는 것보다 훨씬 절차가 까다롭습니다. 예상보다 좀 늦어지긴 했지만 연내 최종 인수를 마칠 예정입니다."

사우다라은행의 영업규모는 우리은행과 비슷하지만 지점이나 직원 수는 훨씬 많다. 우리은행의 지난 6월 기준 총자산은 7억5400만달러, 점포는 8곳, 직원수는 본국직원 8명, 현지직원 132명으로 총 140명이다. 사우다라은행은 인도네시아 전역에 110개의 지점을 갖고 있다. 직원수는 약 1700명으로, 우리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의 10배가 넘는다.
최 법인장은 "사우다라은행은 순수 리테일 영업을 주로해 우리은행 인도네시아 법인과 자산이나 수익은 비슷하지만 규모는 훨씬 크다"며 "이 네트워크를 확보하게 된다면 빠른 시일내에 현지 로컬 시장에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합병은 사우다라은행에 우리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이 흡수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우리은행은 이 합병은행의 지분 70%를 보유해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취임 후 전략으로 내세운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을 처음으로 추진하는 곳으로 한국 본사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두 은행의 합병은 한국과 인도네시아 감독당국의 큰 관심사이기도 하다. 인도네시아 상위 은행들은 대부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중국계 자본으로 구성된 탓에 현지에서는 '금융주권'이 큰 이슈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외국계 은행에 대한 감독이나 규제는 상당히 엄격하다. 더불어 120개에 달하는 금융사를 축소시키는 것 또한 현지 금융당국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최 법인장은 "아직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금융사들이 이처럼 대규모의 합병을 진행해본 적이 없어 한국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8월14일 한국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현지 감독당국의 수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합병 건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100년 전통의 사우다라은행이 우리은행과 합병하기 까지는 한국 교포와 기업들 사이에서 든든하게 기반을 다녀왔기 때문이다. 고객 중심의 영업이나 빠른 업무처리 등이 현지 은행들보다 뛰어나다는게 고객들의 평가다.

우리은행과 연간 3000만불을 거래한다는 의류제조업체 대표 이진수씨는 "현지 은행들은 단순히 신용장을 받고 매입하는 형태로만 기업금융을 제공하고 있어 이용하는게 쉽지 않다"며 "예전엔 한국에서 직접 대출을 받곤 했지만 지금은 우리은행 인도네시아 법인과 매출의 60~70%에 이르는 거래를 진행하고 있어 아주 편리하다"고 전했다.

최 법인장은 사우다라와 합병한 이후 현지 20위권 은행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그는 "19년 연속 현지 금융전문지 인포뱅크(Info Bnak) 선정 최우수은행으로 선정될 만큼 건전성과 영업역량 인정받고 있다"며 "한국계 교포사회에 깊이 뿌리 내린 우리은행과 로컬에서 넓은 네트워크를 가진 사우다라은행이 합쳐진다면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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