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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공시 없던 일로? 맥빠지는 단통법

최종수정 2014.09.12 11:21 기사입력 2014.09.1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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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wiseuser.go.kr>

<자료 : wiseuser.go.kr>


12일 분리공시 고시안 심사 예정이었던 규개위 전격 연기
1~2주 뒤 재개 예정…정부·이통사·제조사간 분리공시 의견차 이유
제조사 "영업기밀 노출"이유로 강력 반발, 일부는 행정소송도 검토
방통위 "단통법 핵심을 건드리는 것은 비합리적인 처사" 불쾌감 드러내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10월 시행 예정인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의 핵심 조항인 '분리공시'가 없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법 시행이 코앞임에도 정부와 이동통신사, 제조업체 간 의견 조율이 안 된 탓이다.

12일 방송통신위원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규제개혁위원회 규제심사를 무기한 연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통사와 제조업체들이 참석한 가운데 분리공시 고시안 내용을 심사할 계획이었다. 고시안이 위원회를 통과하면 법안 확정과 관보 게재 절차를 거쳐 공식적으로 단통법 효력이 발생한다.

회의가 미뤄진 표면적인 이유는 '입김 센' 규개위원이 불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분리공시를 놓고 정부와 이통사, 제조사 간 첨예한 대립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그 때문에 정부가 시간을 벌면서 여론을 떠보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분리공시는 보조금 지급내역을 이통사와 제조사가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한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갤럭시S5를 산 고객이 보조금 30만원을 받았다면 이 보조금을 구성하는 제조사 장려금 15만원, 이통사 지원금 15만원을 각각 공시하는 것이다. 단통법의 핵심 제도 중 하나인 '분리요금제(이용자가 새 휴대폰을 사고 보조금 받는 대신 기존 휴대폰을 쓰면서 보조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는 제도)'와 함께 불법 보조금 단속의 실효성을 위해 마련됐다.
방통위는 분리공시 도입 결정 이후 사업자별 의견수렴 기간을 가졌다. 하지만 분리공시 도입에 반발해온 삼성전자 등 제조업체는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제조사의 장려금은 영업비밀에 해당된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는 제조사 장려금이 공개되면 해외 다른 휴대전화 유통사와 협상에서 악영향을 미쳐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보조금 분리공시 고시안 내용이 확정되면 행정소송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통사들은 적극 찬성이다. 제조사가 재고 정리 등의 이유로 판매 장려금을 올려 보조금 과열이 일어나도 방통위 징계는 그동안 이통사만 받아왔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들의 반발에 방통위도 속내가 불편하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삼성의 행정소송은) 말도 안 되는 비합리적인 처사"라며 "규개위에서 단통법의 핵심을 건드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해관계가 극적으로 조율되지 않으면 분리공시가 빠진 채 단통법이 시행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또 다른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규개위 회의가 미뤄지긴 했지만 단통법 시행 자체가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분리공시는 빠진 채 단통법이 시행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통사 관계자도 "분리공시를 계속 결정 못하면 결국 기존의 통합공시로 갈 수밖에 없다"며 "단통법 자체가 맥 빠지는 정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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