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수감 600일째를 맞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임직원들에게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어려움이 과거와 다른 상태라고 해서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는 내용의 추석 메시지를 전했다.
SK 측은 최 회장이 최근 상당수 SK 임직원들이 자신의 안부를 걱정하고 근황을 궁금해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추석을 앞두고 면회를 간 인사를 통해 본인 소식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이 수감 후 일반 직원들에게 공식적으로 메시지를 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지금 주어진 이 상황 속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과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최 회장은 지금이 어려움이 과거와 다르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기업 회장으로서 최장 수감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현실을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우리는 IMF나 글로벌 사태 등 절체절명의 순간들을 잘 이겨내 왔다"면서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어려움이 과거와 다른 상태라고 해서 이걸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이럴 때일수록 패기를 가지고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각 사 대표이사(CEO)를 중심으로 한마음이 돼 전진한다면 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내어 '전화위복'으로 만들어 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SK 8만 구성원은 제게 있어 가장 큰 힘이었고, 존재의 이유 중 하나"라며 직원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또 마지막으로 "추석이 지나면 금방 날씨가 쌀쌀해질 것이니 환절기에 건강 조심하시기 바란다"고 썼다.
최 회장의 글은 현재 수 만건이 넘는 접속수를 기록 중이다. SK 직원들은 수 백건이 넘는 댓글을 달고 격려와 위로의 뜻을 보냈다.
한 직원은 "누구한테 묻기도 어렵고 회장님의 근황이 궁금했었다. 그런데 글을 보니 너무나 반갑고 마음이 무겁다"는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직원은 "배가 목표로 가기 위해서는 역시 선장이 필요하다"고 썼고 "전 세계를 누비면서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던 회장님 모습이 선하다. 회장님 모습을 다시 봤으면 좋겠다"는 댓글로 최 회장의 옥중 메시지에 화답한 직원도 있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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