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국방부의 거짓말이 또 들통났다. 신현돈 전 1군사령관이 음주상태에서 민간인과 다툼을 벌인 사건과 관련, 국방부는 당초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보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국방부 관계자는 "신 전 사령관이 만취 상태로 오창휴게소에서 발각된 사실을 알게 된 수도방위사령부가 바로(6월19일) 육군본부에 보고했다"며 "사건 발생 9일 만인 6월28일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현 국가안보실장)에게도 보고가 됐다"고 말했다.
국방부의 거짓말은 이번뿐이 아니다. 국방부는 지난 4월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 사건에 대해서도 당시 장관이던 김 실장이 보고받지 못했다고 했다가 뒤늦게 1장짜리 보고서를 받았다고 말을 바꿨다.
국방부는 또 사이버사령부의 정치댓글 사안에 대해서도 당시 사령관이었던 연제욱 장군과 옥도경 장군이 관련이 없다고 발뺌했다가 추후 두 사람을 입건했다. 김 실장이 사이버사령부 사안에 대해 보고받지 못했다고 국방부는 주장하고 있지만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또 당시 장관 내정자였던 한민구 장관에게도 보고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한 장관도 신 전 사령관에게 엄중경고했지만 징계하지는 않았다. 그러다 국회와 언론이 사실확인에 나서자 신 전 사령관은 2일 전역지원서를 제출했다.
이 때문에 근무지 이탈은 취중에 한 불미스러운 행동보다 더 중한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제식구 감싸기'에 급급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대통령 해외순방 시 주요 지휘관은 공관이나 사령부 등 지휘소에 있어야 한다. 하지만 신 전 사령관은 관할지역을 벗어났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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