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절반이 빈곤층 추락= 정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18년 14%에서 2040년에 32.3%에 이른다. 국민 3명 중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이 되지만 빈곤층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09년 기준으로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45.1%다. OECD 평균은 13%이고 미국 24%, 일본 22%, 호주 27%다.
국민연금공단이 전국 50세 이상 5249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제4차 국민노후보장패널 부가조사(2012년도)에 따르면 특별한 질병 없이 최저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금액으로 부부 기준 136만9000원, 개인 기준 83만4000원이었다. 표준적인 생활을 위한 '적정 생활비'는 부부 192만9000원, 개인 119만3000원이었다. 그러나 50대 응답자 가운데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등 공적연금에 가입된 사람은 3명 중 1명인 33.6%에 그쳤고, 공적연금 가입자들의 평균 예상 수급액은 현재가치 기준으로 월 54만원에 불과했다. 60대 이상 응답자 중 공적연금을 받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8.7%였으며 월평균 수급액은 52만2000원이었다.
◆은퇴자 부익부 빈익빈 막는다= 공적연금인 국민연금만으로는 생계유지도 어려운 실정이고 기존 퇴직금의 경우도 잦은 중간정산과 기업도산, 성과주의 임금체계의 부작용 등 다양한 문제를 갖고 있다. 은퇴 이후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경우도 많지만 퇴직연금은 인식부족과 운용에 대한 규제, 퇴직금의 일시수령 등으로 노후 소득 보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퇴직연금 의무화로 안전망 강화= 퇴직연금 가입이 단계적으로 의무화되면 노후 안전망은 더 넓어진다. 중소기업은 물론 영세사업장의 근로자, 임시직 근로자들도 가입하게 돼 퇴직연금의 사각지대가 없어진다. 퇴직연금 자산운용 규제를 합리화하면 이전보다 더 다양한 투자 상품을 적립금 운용 대상에 편입시킬 수 있어 가입자의 투자 선택권이 확대된다. 원리금보장상품이나 DB형에 편중됐던 자산 배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운용 사업자 간 경쟁을 통해 선진국처럼 연금 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다.
증권업계는 사적연금의 주식투자 비중이 확대되면 현재 87조원 규모인 퇴직연금시장이 올해 100조원을 넘고 단기적으로 10조원 규모의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했다. 강동수 KDI 금융경제연구부장은 "사적연금 자산을 확대하고 운용을 선진화하면 은퇴 이후 노후 소득 보장 수준을 높일 수 있고 노인의 빈곤층 전락을 방지할 수 있다"면서 "사적연금 활성화가 복지재정 수요와 재정 불안전성에 따른 공적연금의 부담과 한계를 완화하는 데도 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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