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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프리미엄 백신 국산화…SK케미컬의 L하우스의 '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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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2020년까지 국내 백신산업을 글로벌 톱으로 만들겠다"

지난 25일 경북 안동의 SK케미컬 백신 공장 'L하우스'에서 만난 이인석 SK케미칼 사장의 포부다. 2020년이 국내 백신의 글로벌 백신의 원년으로 삼아 20개의 자체개발 백신을 내놓고 3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경북 안동 바이오단지에 들어선 SK케미칼의 L하우스은 연간 최대 1억5000만도스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곳이다. 세포배양 방식의 백신생산 공장은 국내 최초이다. 세계적으로는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SK케미컬은 2011년부터 2000억원을 투자해 백신공장을 완공했다.인류의 삶과 건강에 필수적인 '빛과 소금(Light & Salt)'의 첫글자를 따 'L하우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무진복과 무진화, 무진모를 두겹이나 입고 들어선 공장내부는 미로와 같았다. 문을 통과할 때마다 에어락(공기차단시스템)을 거쳐야 했다. 인터락에서 외부공기가 빠져나갈때까지 대기해는 동안 경고음이 계속됐다. 백신이 배양되는 곳인 만큼 반도체 공장수준인 1입방피트(ft³·약28리터) 당 먼지 숫자가 100개미만으로 관리되고 있다.
L하우스의 핵심 무기는 세포배양방식의 백신 생산이다. 기존의 유정란 방식의 경우 닭을 키우는 과정 등 6개월 정도가 걸리지만 세균배양방식은 동물의 세포배양액을 이용하는 만큼 3개월이면 백신 생산이 가능하다.

SK케미칼 라이프사이언스 박만훈 연구소장은 "L하우스는 세포배양, 세균배양, DNA재조합, 단백접합 등 모든 기반기술과 생산기술을 보유해 새롭게 유행하는 전염병에 대한 신규 백신도 개발뿐 아니라 즉시 대량생산도 가능하다"면서 "질병의 갑작스런 대유행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L하우스에선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판매 허가를 신청한 3가(3가지 바이러스 예방) 독감백신과 임상용 4가(4개 바이러스) 독감백신, 자궁경부암 백신 등을 만들고있다. 이날 돌아본 라벨링시설에선 백신 주사기에 제품명이 부착된 후 '자동이물검사기'를 통해 레이저로 이물질을 걸러내는 작업이 자동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김훈 SK케미컬 바이오실장은 "라벨링시설이 GMP(품질관리기준)가 가장 까다롭다"고 전했다.

하지만 L하우스는 정부 덕을 톡톡히 봤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백신 국산화를 위해 공장 설계단계부터 컨설팅을 했다.이달 초에는 식약처의 GMP 승인도 받았다. L하우스에서 백신 주문이 들어오면 언제든지 생산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SK케미컬은 그동안 독감백신은 백신원액을 벌크형태로 들여와 주사기에 주입해 판매하며 국내 백신시장 점유율은 1위를 지켰다. 이번에 식약처 승인을 받게되면 세포배양방식으로 백신원액까지 생산하게 된다. 올해 안으로 3가 독감백신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독감백신은 '맛보기'에 불과하다. 최종 목표는 현재 글로벌 제약사가 사실상 독과점 생산 중인 프리미엄 백신 생산이다. 자궁경부암과 대상포진, 폐렴구균 백신을 생산하는 제약사는 전세계적으로 5개에 불과하다.

SK케미컬은 현재 임상 3상이 진행 중인 자궁경부암과 폐렴구균, 대상포진 백신을 비롯해 9개의 프리미엄 백신을 개발 중이다. 이같은 백신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진출은 시작부터 청신호다. 폐렴구균 백신의 경우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가 세포배양방식의 기술력을 인정, 공동 개발에 나섰다. 다른 프리미엄 백신들도 다국적 제약사와 공동마케팅 방식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사장은 "자궁경부암가 폐렴구균 백신을 국산화할 경우 2000억원 이상의 수익대체효과는 물론 1000억원 이상의 면역비용 절감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세포배양 백신의 가장 큰 걸림돌은 가격 경쟁력이다. 유정란보다 원가가 높을 것이라는 우려다. 하지만 이 사장은 "원가 이슈는 없다"면서 "유정란보다 가격이 높지는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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