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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한남더힐 논란 죄송…독립 감독기관 필요"

최종수정 2014.08.11 14:36 기사입력 2014.08.1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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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기 한국감정평가협회장의 고민과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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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평사-의뢰인 이권개입 원천 차단 필요
수주경쟁하는 감정원이 업계 감독해선 안돼
은행권 담보물 평가는 美처럼 외부에 맡겨야
실거래가 기반 공시제도는 신중해야


[대담=소민호 건설부동산부장, 정리=이민찬 기자, 사진=최우창 기자]감정평가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 물량이 감소해 수익이 크게 줄어든 데다 최고급 민간임대아파트 '한남더힐'의 분양전환가격 부실감정평가 논란이 일고 있어서다. 감정평가 시장의 판도를 180도 바꿔놓을 법안 처리까지 임박하면서 안팎으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주 서울 방배로 한국감정평가협회 본사에서 만난 서동기 회장은 감정평가업계 전반을 강타한 '한남더힐' 논란에 대해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게 생각하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업계를 대표해 머리를 숙였다. 이어 "이번 사태를 감정평가업계가 신뢰를 되찾고 불합리한 제도를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서 회장은 '한남더힐' 논란이 현행 법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감정평가사와 의뢰인이 이권에 개입할 여지가 높게 제도가 만들어져 있다는 얘기다. 이에 이권 개입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독립적인 제3의 기관을 설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모든 감정평가를 제3의 기관이 임의로 법인에 배정하고 지도·감독 권한을 주는 방안을 대안으로 꼽았다. 금융감독원처럼 업계가 자본금을 대고 유지·관리 비용은 감정평가 수수료에서 일부를 의무적으로 떼도록 규정을 만드는 등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제시했다.
현재도 정부와 공공기관은 협회에 감정평가기관 선정을 위탁하는 경우가 많다.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다. 지난해의 경우 법원 9만7405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 2691건, 중앙토지수용위원회 2262건 등 총 10만3014건의 감정평가가 협회를 통해 추천됐다.

한국감정원이 제3의 기관으로서 역할을 맡는 것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반대입장을 밝혔다. 서 회장은 "한국감정원은 협회 소속 법인들과 함께 경쟁하는 선수"라면서 "운동장에서 같이 뛰던 선수가 갑자기 심판 역할을 하는 건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른바 '선수심판론'이다. 감독권한을 갖는 기관이 영리업무를 함께 해선 안 된다는 논리다.

협회와 감정원의 갈등은 감정평가제도 도입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0년대 초 국책사업시 토지에 대한 감정 평가를 담당하는 토지평가사와 은행의 담보물건을 감정하던 공인감정사로 이원화 돼 있던 제도가 1989년 통합, 감정평가사 제도가 도입됐다. 이후 감정평가사 제도가 정착되자 감정원은 당초 계획대로 민영화를 추진했다. 그러나 노조의 반발 등 여러 이유로 번번이 좌절됐다. 그러면서 공기업이면서도 민간업계와 일감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게 서 회장의 설명이다.

감정평가업계의 이 같은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해 현재 국회에는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 개정안, '감정평가사법', '한국감정원법' 등 총 9개의 관련 법안이 제출돼 있다. 국회 처리를 앞두고 협회와 감정원의 입장차가 극명하게 엇갈리며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공공기관이 40여년 동안 독자적인 근거 법 없이 존재해 온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정원은 민영화돼 기존과 같이 시장에서 공정하게 경쟁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감정원은 민간감정평가 시장에서 손을 떼겠다고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부지 감정평가 수주전에 뛰어든 게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최경환 경제팀 부동산정책에 '기대감'= 화제를 부동산 시장으로 돌리자 서 회장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최 부총리가 부동산 시장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특히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가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대출규제를 완화해도 금융시장 전반의 리스크 증가를 부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등의 경우 담보대출을 감정평가한 금액까지 모두 대출해주는 반면 우리나라는 규제가 완화됐어도 평가액의 70%까지만 대출해주고 있다는 근거에서다. 집값이 반값으로 폭락하지 않는 한 금융위기를 부른 때처럼 위험해지기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

다만 금융권의 감정평가 방식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자체 감정평가를 늘리다보니 부실감정이 이뤄질 경우 은행의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 회장은 "우리나라 전체 담보평가의 약 75%가 금융기관의 자체평가인데 금융기관에 근무하는 감정평가사는 전체의 1.9%인 61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대출금액이 25만달러 이상이면 외부 감정평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그는 "금융규제 완화 기조에서 금융기관의 건전성과 국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담보 필수평가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가격공시제도 개편은 "신중해야"= 정부의 공시제도 체계 개편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설명 중이라고 소개했다. 정부는 지난 5월 실거래가를 기반으로 한 부동산 공시제도 체계를 도입하기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1989년 도입된 현 제도가 부동산의 실거래가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며 매년 소요되는 1300억원의 예산도 줄이겠다는 의도다. 공시제도 체계 개편은 매년 고정적인 일감이라는 점에서 민감할 수밖에 없다.

"공시제도 개편은 국민의 세금과 관련되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합니다. 실거래가 기준 공시제도는 자료가 풍부한 공동주택에 우선 도입해 시범운영을 거쳐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찾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봅니다. 국토부는 또 표준지 조사방법의 변경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정밀조사 지역과 그 외의 지역 간의 표준지공시지가에 대한 형평성 문제 뿐 아니라 국민의 재산권에 대한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는 우려가 있습니다."

지난 3월 14대 회장에 취임한 그는 각종 논란에 꼼꼼히 대처해 나가면서도 미래 먹거리를 찾는 일에도 적극적이다. 앞서 10대 회장을 지내며 업계의 현안을 잘 파악하고 의견을 이끌어내는 능력도 인정받았다. 협회는 최근 한계에 이른 국내 시장에서 탈피해 업계의 해외진출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에 국토부가 발주한 '한-ASEAN 교통협력 강화를 위한 ASEAN 공무원 초청연구과정 위탁 용역' 등 부동산 관련 연수교육 용역을 수주해 저변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서 회장은 "협회 산하 대형감정평가법인협의회가 한·몽간 합작회사인 MK-TRS를 설립하고 지난 수년간의 노력 끝에 몽골지적행정청과 '몽골 감정평가기준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 등에 감정평가제도 전수를 하는 등 시장 개척에 나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동기 한국감정평가협회회장은

▲단국대학교 부동산학 박사 ▲토지평가사(1987) ▲공인감정사(1988) ▲미국 감정평가사(MAI) ▲영국 감정평가사(FRICS) ▲중앙토지수용위원회 평가자문위원 ▲건설교통부 공시지가제도 개선위원 ▲2012년 제18대 박근혜 대통령후보 중앙선대위 직능총괄본부 부동산대책위원장 ▲2013년 IBK자산운용 사외이사·감사위원 ▲제10대 감정평가협회장 ▲경일감정평가법인 감정평가사(현) ▲사단법인 국민희망포럼 이사(현)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현)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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