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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재보선]선거 관통 키워드는 '호남의 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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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텃밭도 野에 등 돌렸다
'박근혜의 남자' 이정현, 순천·곡성 국회의원 배지 '대이변'
전략공천 카드 권은희, 전국 최저 투표율로 '체면치레'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7·30 재보궐선거 결과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호남의 변심'이다. 전국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전남 순천·곡성에서 '박근혜의 남자'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가 3전4기 끝에 당선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략공천을 받은 권은희 후보는 가장 낮은 투표율에 60%의 득표율로 겨우 체면치레만 했다. 다른 호남지역에서도 투표율은 예전만 못했다.
애초 이번 재보선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곳은 서울 동작을도, 수원 삼각벨트도 아니었다. 호남에서만 네 번째 도전에 나선 이 당선인이 어떤 파란을 일으킬지에 대해 여야는 물론 유권자도 숨죽인 채 지켜봐왔다. 새누리당이 민주자유당 시절을 포함해 호남에서 국회의원을 배출한 것은 15대 총선 이후 18년 만이다.

세월호 사고와 청와대의 잇따른 인사 참사 등 여당의 숱한 악재에도 불구 박근혜 정권의 최측근이 적지에서 승리한 배경에는 이 당선인의 진정성이 주효했다. '빨간 조끼를 입은 자전거 탄 아저씨'의 모습으로 순천과 곡성에 등장한 이 당선인을 유권자들은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이 낯설음은 곧 '예산폭탄'을 통한 지역 발전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이 당선인이 대이변을 연출할 수 있었던 내막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야당의 오랜 계파 갈등과 내부 분열과도 맞닿아 있다. 현지 사정에 밝은 한 정치평론가는 "이변은 이변인데 이 후보가 이길 수밖에 없는 선거였다"고 평가했다.
이 정치평론가는 "순천·곡성에서 정치적으로 입김이 센 야권 성향의 지도층이 이 당선인을 지지했다"면서 "이는 공천 갈등을 겪으면서 옛 민주당에 대한 불만이 컸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전·현직 순천시장 등이 이 당선인을 지지하며 직간접적으로 선거운동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구희승 변호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등 야권 표가 분산된 것도 이 당선인에게는 득이 됐다. 김선동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국회 최루탄 투척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것도 민심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있다.

이 당선인은 6만815표를 얻어 서갑원 새정치연합 후보(4만9611표)보다 1만1204표나 앞섰다. 특히 이 당선인은 고향 곡성에서 득표율 70%를 넘겨 몰표를 받았고 서 후보의 고향인 순천에서도 서 후보보다 3500표 이상을 더 얻었다.

호남에서의 이변은 이 당선인뿐이 아니었다. 투표율로 살펴본 호남의 민심은 당에 등을 돌리는 듯한 인상을 충분히 남겼다. 이 당선인이 바람을 일으킨 순천·곡성을 제외한 호남의 전반적인 투표율은 예년보다 월등히 낮았다. 담양·함평·영광·장성의 투표율은 전국 평균(32.9%)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눈여겨볼 곳은 권은희 당선인이 당의 전략 공천을 받아 출마한 광주 광산을 지역의 투표율이다. 광주 광산을의 투표율은 22.3%로 15개 선거구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이 지역구의 전체 선거인수 15만9974명 가운데 12만4291명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다. 투표율이 높기로 유명한 광주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이들 기권자 중 다수가 새정치연합이 권 당선인을 공천한 데 대해 불만을 품거나 반대했다고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권 당선인은 고작 2만1545표(득표율 60.61%)를 얻었을 뿐이다.

새정치연합의 무리한 전략공천과 설득력 없는 야권단일화에 호남의 표심이 돌아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이 때문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야당 텃밭이라고 무조건 당선시키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정치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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