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1분기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실질임금은 월평균 299만4043원으로 1년 전의 294만2146만원보다 5만1897원(1.8%) 늘어나는 데 그쳤다. 마이너스를 기록한 2011년 4분기(-2.4%)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2008년부터 정체 내지 감소했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연구원은 2007~2012년 사이 실질임금이 2.3% 줄었다고 밝혔다. 그전에는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경제 불확실성'을 이유로 벌어들인 돈을 사내유보금으로 쌓아 두고 있다. 10대 그룹의 사내유보금은 지난해 말 기준 471조원이다. 전년의 430조원보다 크게 늘었다. 투자나 배당, 임금 인상에는 인색했다. 30대 그룹의 1분기 투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9% 늘었지만 삼성을 제외하면 외려 4% 줄었다. 배당성향도 11.7%(올 3월기준)로 세계 최하위권이다. 사내유보금에 과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 이유다.
경기가 회복되려면 기업이 돈을 쌓아 놓을 게 아니라 투자, 배당, 임금 등으로 선순환시켜서 소비 증가-내수 활성화-생산 및 투자 확대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기업은 임금을 단순히 비용 증가의 부정적 측면만으로 접근할 게 아니다. 성장의 과실을 근로자에게 돌려준다면 근로의욕을 북돋아 생산성의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기업의 전향적 경영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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