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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돈 몰린 대만 증시, 만리무운(萬里無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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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경쟁하는 TSMC 등 기술주, 실적 발판 도약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해외자금이 밀물처럼 들어오면서 대만 증시가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근 대만 가권지수는 2007년 11월 이후 6년여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만 언론은 '만리무운(萬里無雲ㆍ만리에 이르도록 구름이 없다)'이라고 표현하며 향후 증시를 밝게 내다보고 있다.

대만 파운드리 반도체 업체 TSMC의 실리콘 웨이퍼. 사진=블룸버그

대만 파운드리 반도체 업체 TSMC의 실리콘 웨이퍼. 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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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은 올해 들어 대만에 외국인 투자자금이 96억달러 순유입됐다고 집계했다. 지난해 연간 순유입 규모 27억달러의 3배 이상이 약 반년 동안 들어온 것이다.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은 올 들어 대만 증시로 해외자금이 들어오는 속도가 2009년 이후 가장 빠르다고 전했다. 대만은 또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인도 다음으로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유럽 경제가 회복되고 애플과 소니가 새로운 기기를 출시하면서 이들 회사에 부품을 공급하는 대만 전자업체들의 주식이 수혜 종목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스크린이 더 큰 아이폰6를 올해 하반기에 출시하고 다른 회사들은 더 빠른 스마트폰을 내놓을 예정이며 이에 따라 대만 부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제임스 예 JP모건자산운용 전무는 WSJ에 "우리는 대만 주식을 더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 주식은 하반기 전자제품 출시로 이익을 늘릴 수 있다"며 "특히 애플 제품으로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JP모건자산운용은 아시아에서 4910달러를 운용한다. 베어링자산운용도 올해 기술주를 중심으로 대만 주식 비중을 키웠다. 이 회사는 594억달러를 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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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뜬다, 삼성전자엔 악재= 반도체업체 TSMC가 애플의 수혜주로 꼽힌다. TSMC는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업체다. 세계 파운드리업체 중 매출이 가장 많고 대만 증시에서 시가총액이 1위이다.

TSMC는 애플에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새로 공급하게 돼 올해 사상 최대 매출과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TSMC 주가는 올해 들어 19% 뛰어올랐다.

TSMC의 호재는 삼성전자에는 악재다. 애플에 더 많은 TSMC의 AP가 들어가면 삼성전자의 AP 시장 점유율이 낮아진다. 애플은 삼성전자에서 주로 AP를 공급받다가 특허소송 이후 삼성전자를 견제하는 차원에서 TSMC와 미국의 글로벌파운드리 등으로 수입선을 다각화해왔다. 특히 아이폰6의 AP 주 공급업체 자리를 TSMC에 내줬다.

AP 시장에서 대만 미디어텍에 추월된 삼성전자는 이제 TSMC에도 위협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매출 기준 AP 시장 점유율은 2012년 11.1%에서 지난해 7.9%로 낮아졌고 올해 1분기에는 4.8%로 떨어졌다고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집계했다.

또 애플 제품을 위탁생산하는 폭스콘과 페가트론이 눈길을 끌고 있다. 폭스콘 주가는 올해 들어 약 10% 올랐다가 이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상승폭이 1%대로 낮아졌다.

페가트론 주가는 45.8% 상승했다. 애플은 몇 년 동안 아이폰 생산을 폭스콘에만 맡기다가 저가용 아이폰 생산을 페가트론에 주면서 폭스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폭스콘에서 생산한 제품의 품질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폭스콘 공장 노동자들이 잇따라 자살하자 이미지 훼손을 차단하러 나선 것이다.

◆수익 비해 주가 저평가= 대만 주식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라고 펀드매니저들은 말한다. 대만 기술주는 주가수익비율(PER) 14배를 중심으로 등락한다. 미국 기술주의 주가는 순이익의 16배를 중심으로 오르내린다. 대만 기술주가 미국 나스닥 종목의 저렴한 대안인 셈이다.

중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되고 일본 아베노믹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함에 따라 대만이 반사이익을 누린 측면도 있다고 풀이된다. 월러스 고 모건스탠리 전무는 "아시아에서 대만은 방어적인 시장이고 가격이 합리적이며 순이익도 늘고 있는 데다 배당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권지수는 지난 19일 9316.81로 거래를 마감하며 2007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4일엔 9246.20에 마감됐다. 가권지수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7.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5.6% 하락했다. 한국 코스피는 0.8% 떨어졌다.

대만 증권업계는 당초 가권지수가 올해 최고 9200까지 이를 것으로 예측했으나 이 전망치가 예상보다 앞서 돌파되자 9500까지 높인 전망치를 잇달아 제시했다.

궈타이(國泰)종합증권은 "외국인의 순매수가 10거래일 연속 이어지면서 시장이 상승세를 탔다"며 "연간 고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긍정적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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