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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사서 세월호 언급 "민주주의가 안전" (전문)

최종수정 2014.05.23 15:38 기사입력 2014.05.2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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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의원,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사서 "민주주의가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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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문재인,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사서 세월호 언급 "민주주의가 안전" (전문)

문재인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추도식에서 세월호 참사를 언급하며 박근혜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대통령묘역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5주기 추도식에서 '결국 민주주의가 안전이고 행복입니다'라는 제목의 추도사를 하며 세월호 참사를 언급했다.

문 의원은 이날 추도식에서 "(노무현) 대통령님이 떠나시던 그해 5월엔 눈물과 한숨이 세상을 뒤덮었지만 다시 5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은 여전히 슬프고 우울하다"며 "생전에 말씀하시던 '사람 사는 세상' 그곳으로 가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며 추도사를 시작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의 현 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라며 이 과정을 들여다보면 안전, 책임, 정부, 국가가 부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대응에는 무엇보다 ‘사람’이라는 개념이 없었다"며 정부의 무능한 대응을 비판했다.
또한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를 예로 들며 "참여정부의 책임이 아니었고, 대통령 취임도 하기 전의 일이었지만, 대통령님은 대통령당선인으로서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 때 "대통령과 청와대가 최종 책임을 지는 위기관리 매뉴얼을 처음으로 만들고 재난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언급하며 시스템이 부재한 현 정부의 '안전 불감증'을 꼬집었다.

이와 더불어 "세월호 참사의 엄청난 희생은 명백히 이 정부의 책임"이라며 강한 목소리를 냈다.

문재인 의원은 추도사 말미에서 "이제 국가와 정치와 민주주의의 중심에 시민의 안녕이 있고, 시민의 구체적인 삶 속에 국가와 정치와 민주주의가 살아 숨쉬는 ‘생활민주주의 시대’를 열고자 한다"며 '사람사는 세상', '사람이 먼저’인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문재인 의원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추도식' 추도사 전문

결국 민주주의가 안전이고 행복입니다.
- 시민들 삶 속에 들어가는 ‘생활민주주의’ 시대로 나아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우리 곁을 떠나신 지 벌써 5년이 되었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대통령님을 그리며 이곳에 모였습니다.
대통령님, 잘 지내고 계신지요?
우리는 여전히 대통령님의 따뜻한 미소가 그립습니다.
소탈하면서도 다정다감했던 인간미가 그립습니다.

대통령님이 떠나시던 그해 5월엔,
눈물과 한숨이 세상을 뒤덮었습니다.
거리는 온통 슬픔뿐이었습니다.
그로부터 다시 5년이 지난 지금,
2014년의 대한민국은 여전히 슬프고 우울합니다.
우리를 더욱 힘겹게 하는 것은,
절망을 이겨낼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대통령님이 생전에 말씀하시던 ‘사람사는 세상’,
그곳으로 가는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한 달여 전에 세월호 참사가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암담한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입니다.
악한 사람들이 만든 참사였습니다.
무능한 정부가 키운 재앙이었습니다.
무책임한 국가가 초래한 가슴 아픈 비극이었습니다.
어린 학생들이 제대로 피어나지도 못한 채
차가운 바닷물 속에 꿈을 묻어야 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세월호 모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유족들에게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아직도 팽목항에는,
마지막 한 사람까지 돌아와 주기를
간절하게 기다리는 실종자 가족들이 있습니다.
그 분들의 손을 끝까지 놓지 않겠습니다.

대통령님,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의 맨 얼굴입니다.
우리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입니다.
사건이 발생하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 과정을 낱낱이 들여다보면 알 수 있습니다.
반드시 있어야 할 많은 것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먼저 ‘안전’이 없었습니다.
‘안전’은 곧 ‘생명’입니다.
최우선적으로 지켜져야 할 가치입니다.
그러나 이윤을 앞세우는 부도덕한 탐욕들이
‘안전’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쳤습니다.

‘책임’도 없었습니다.
선원은 선원대로, 해경은 해경대로
자신에게 주어진 기본적인 책임을 외면했습니다.

‘정부’도 없었고, ‘국가’도 없었습니다.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지금까지
박근혜 정부의 대응이 말해줍니다.
대통령과 장관, 그리고 청와대 관계자들 모두가
사태를 수습하기는커녕 악화시킬 뿐이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무능하고 무기력한 모습,
거기에 정부 관계자들의 안이한 행태들이
국민적 분노와 저항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이렇듯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는
‘사람’이라는 개념이 없었습니다.
사람을 먼저 생각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사람을 중심에 놓고 대응했다면,
더 많은 생명을 구하고 보다 빠른 수습도 가능했을 것입니다.
정부의 무능이 유족들의 마음에 못을 박았습니다.
무기력한 정부 때문에 온 국민의 가슴에 큰 상처가 남았습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참여정부 출범 초기의 사건을 떠올렸습니다.
취임 직전인 2003년 2월 대구지하철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참여정부의 책임이 아니었고, 대통령 취임도 하기 전의 일이었지만,
대통령님은 대통령당선인으로서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했습니다.
신속하게 현장을 방문해 피해자와 유족들을 만났습니다.
사태 수습을 위해 사람과 자원을 총동원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참여정부 출범 후
안전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도 수립했습니다.
대통령과 청와대가 최종 책임을 지는 위기관리 매뉴얼을
처음으로 만들었습니다.
재난관리 시스템도 제대로 구축했습니다.

규제 완화 요구의 압박이 거세질 때에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안전, 인권, 환경’을 위한 규제는
절대 완화할 수 없다고 쐐기를 박았습니다.모든 규제가 악은 아니며
필요한 규제는 반드시 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 결과 참여정부 5년 동안에는 대형 안전사고가 없었습니다.
사고가 미연에 방지된 것입니다.

그러나 그 후의 정부를 거치는 동안,
정부의 안전의식은 후퇴일로를 걸어왔습니다.
정부 스스로가 안전 불감증에 걸렸습니다. 이번 사태에서 명확하게 드러나듯이
안전사고에 대한 지휘체계도 불분명했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시스템도 없었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엄청난 희생은 명백히 이 정부의 책임입니다.

대통령님,

대통령님은 서거하시기 직전까지도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명제를 깊이 연구하셨습니다.
유작인 ‘진보의 미래’를 보면
대통령님이 고심하셨던 주제를 알 수 있습니다.

“국가의 역할이 달라지면 사람들의 삶이 달라진다.”
“국가는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 존재한다.”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하지 못한다.”

대통령님 말씀처럼,
국가는 ‘사람사는 세상’을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위해 봉사해야 합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국민 위에 군림하는 통치자만 있습니다.
그 통치자의 말을 받아 적기만 하는 장관들이 있을 뿐입니다.

생전의 대통령님은 항상 스스로를 낮추었습니다.
국민과 국가에 대해서는 무한 책임을 지는 자세로 임했습니다.
그리고 군림하지 않았습니다.
스스로를 대통령 직책을 가진 국민의 한 사람으로 생각했습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국민이 대통령이었습니다.
생전의 대통령님은 또 따뜻한 공동체를 그렸습니다.
낙오한 사람을 기다려 함께 가는 사회를 꿈꾸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대통령님이 더욱 그리운 이유입니다.
‘사람사는 세상’의 의미가 더욱 절실하게 와 닿는 이유입니다.

‘사람사는 세상’은 성장지상주의가 아니라,
함께 가는 복지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존엄과 생명을 중시하는 것입니다.
안전과 환경, 생태에 눈을 돌리는 것입니다.
대통령님은 치열하게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님이 떠나신 지금의 대한민국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경쟁과 효율, 그리고 탐욕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 청산해야 할 ‘적폐’입니다.
그 적폐의 맨 위에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크게 책임져야 할 ‘정치’가 있습니다.
박 대통령이 그 사실을 직시하고 성찰할 수 있어야만
그 적폐가 청산될 수 있을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서른다섯 해 전 청년시절에 대통령님을 처음 만났습니다.
한 시대를 같이 보냈습니다.
대통령님은 처음 국회의원에 출마할 때
‘사람사는 세상’을 슬로건으로 내걸었습니다.
그리고 그 슬로건을 돌아가실 때까지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미완의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대통령님이 멈춘 그 지점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려고 합니다.
노무현을 넘어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려고 합니다.

이제 국가와 정치와 민주주의의 중심에
시민의 안녕이 있고, 시민의 구체적인 삶 속에
국가와 정치와 민주주의가 살아 숨쉬는
‘생활민주주의 시대’를 열고자 합니다.
나라의 제도와 가치가 생활 가까이 있을 때
국민들은 행복합니다.
나라의 제도와 가치가 생활로부터 멀수록
국민들은 불행합니다.
민주주의가 대의적 형식에 멈추어,
시민은 정치의 도구가 되고
시민의 생활은 정치의 장식이 되어버린 시대를 뛰어넘겠습니다.
그리하여 시민의 생활이 정치의 현장이자 목적이 되는
새로운 민주주의 시대를 열겠습니다.
‘생활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생활국가’로 나아가,
‘사람사는 세상’ ‘사람이 먼저’인 정치를 실현하겠습니다.

이제 우리 모두가
한 사람의 노무현이라는 생각으로 뛸 것입니다.
우리는 깨어있는 시민입니다. 우리 모두가 노무현입니다.
돈보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탐욕보다 안전이 먼저인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대통령님이 못다 이룬 꿈을 기필코 실현하겠습니다.

우리 눈앞에 ‘사람사는 세상’이 펼쳐지는 그날,
대통령님을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
손잡고 함께 덩실 춤을 추겠습니다.
그 자리엔 세월호 아이들도
환하게 웃는 얼굴로 함께 할 것입니다.
모두가 사람답게 사는 그날을 위해 다시 뛰겠습니다.
지켜봐주십시오.
그리고 늘 함께 해주십시오.

2014. 5. 23.
문 재 인.


온라인이슈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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