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구조조정 태풍 속에서도 감원 대신 인력 재배치로 가닥을 잡은 선택이 리테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눈 앞의 성과에 집작하지 않고 중장기 성장성에 무게를 둔 소신 경영의 결실이 지속될 지 관련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적자를 한 분기만에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판매관리비 감소, 상품운용 성과 등에 기인한 바 크지만 본질적인 영업 근간인 리테일 사업부분에서의 선전이 돋보였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대우증권의 리테일 예탁자산은 70조6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9%나 증가했다. 프라이빗뱅커(PB) 인력 재교육 등 관련 영업경쟁력을 강화한 결과로, 리테일 전통 강자인 삼성증권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1억원 이상 예탁자산을 맡긴 고객 수도 전분기보다 6% 가량 늘어 5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중국고섬과 STX 사태 여파로 287억원 순손실을 냈다. 2004년 이후 첫 적자라는 충격에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프라이빗뱅커(PB) 리빌딩 프로그램' 등 직원 교육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여타 증권사들이 대규모 희망퇴직을 받는 와중에도 대우증권은 본사 영업직군 170여 명 대상자 가운데 60여 명을 계약직으로 전환하는 조치만 취했다. 지점은 오히려 늘린다는 구상이다. 입지가 좋은 곳에 소수 직원을 배치하는 신개념 점포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시장 상황이 어려울수록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나가야 한다는 김 사장의 경영지론이 반영된 결과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지점이 통폐합된 한 대형증권사에서 수십억원 돈을 인출한 고객이 대우증권 PB 자산관리 능력에 대한 입소문을 접하고 위탁하는 사례가 적지않았다"며 "올해 주식시장이 바닥을 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중장기 성장성을 훼손시키지 않겠다는 전략이 결실을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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