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열 변호사 "청렴옴부즈만 설 자리 찾아야"
예탁원 김승열 청렴옴부즈만 "국민권익위, 제도 모델 정립해야"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청렴은 '부패방지', 옴부즈만은 '대리인'을 말합니다. 부패방지를 대리해주는 제3자 외부감시인이라는 뜻이죠. 하지만 아직 제도와 관련된 체계적인 역할정립이 없어 의욕이 있어도 제 역할을 하기가 힘듭니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이 제도와 관련된 구체적인 상을 그려줬으면 좋겠습니다."
김승열 한국예탁결제원 청렴옴부즈만(사진·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의 말이다. 그는 지난달 29일 한국예탁결제원 청렴옴부즈만에 위촉됐다. 앞으로 임기 1년 동안 독립적인 지위를 갖고 예탁원의 공익신고 접수ㆍ처리, 부패행위 시정 요구와 개선 권고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청렴옴부즈만은 기관의 부정한 행동에 대해 국민을 보호하고 공익신고, 부패방지 체결 집행, 민원처리 등을 이행한다. 국세청이 운영 중인 '호민관' 제도와도 유사하다.
현재 청렴옴부즈만은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에 언급이 돼 있다. 하지만 업무범위에 대한 규정이 구체적이지 않다. 특히 기관별로 청렴옴부즈만의 역할은 제각각이다. 예컨대 어떤 회사에선 부패방지, 공익신고에 중점을 두는가 하면 또 다른 기관에서는 계약서 검토나 민원해결에 중점을 둔다.
김 변호사는 "청렴옴부즈만이 할 수 있는 업무 규정 범위가 체계적으로 정립돼 있지 않다보니, 역할의 범위가 어디까지이고 예산은 어떻게 지원을 할 것인지가 불분명하다"면서 "청렴옴부즈만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현재 부패방지 역할을 하고 있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연구모델을 명확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일반적인 공익신고의 경우 공익신고자가 옴부즈만을 어떻게 접촉할 것인지, 신분보장은 어떤 방식으로 하고 조직 내 감사위원회는 옴부즈만의 업무지원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모델 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장애물도 많다. 우선 조직 내 감사기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김 변호사는 "조직 내에 감사기구가 있는데 어느날 뜬금없이 청렴옴부즈만이 나타났을 때 위치를 찾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며 "아직은 전업으로 청렴옴부즈만을 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전문성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청렴옴부즈만은 내부 감사기구가 조직논리나 지배구조 문제 때문에 제대로 작동 하지 못할 때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를 위해서도 자체분쟁기구와 청렴옴부즈만의 관계를 어떻게 둘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게 김 변호사의 진단이다.
그는 특히 키코사태처럼 금융소비자와 관련된 분쟁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옴부즈만’은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영국과 호주는 금융옴부즈만 제도가 정착돼 있어 금융소비자와 공급자간의 분쟁과 조정에 있어서 실효성 있는 최종결정기능을 확보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와 미국 노스웨스턴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현재 법무법인 양헌의 대표변호사이자 카이스트 지식재산대학원 겸직교수로 재임 중이다.
본업은 변호사지만 공익적인 활동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위원회'에 몸을 담아왔다. 대통령 직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민간위원,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상장폐지실질심사위원회의 위원장, 금융위 FIU 자금세탁방지위 정책위 위원 등을 거치면서 금융과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예탁원 청렴옴부즈만도 그 연장선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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