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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원한 건 기적 아니라 진실과 상식”

최종수정 2014.05.01 12:41 기사입력 2014.05.01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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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근태 ‘국보법 재심’ 결심공판…28년만에 다시 열린 재판, 선고는 29일 오전 10시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우리가 원하는 것은 기적이 아니라 진실과 상식이다.”

1일 오전 11시25분 서울고등법원 302호. 故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아내인 인재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김근태 고문’ 사건 재심 결심 공판에서 담담하게 견해를 밝혔다.
김근태 전 의장이 살아있었다면 그가 최후의 진술을 했겠지만, 그가 세상에 없는 관계로 부인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김근태 전 의장은 28년 전 대법원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5년, 자격정지 5년을 선고받았다.

인재근 의원은 “밤새 가슴이 먹먹했다”면서 “28년 전 김근태 의장의 최후 진술에 내가 아는 그가 살아 있었다”고 말했다.

김근태 전 의장은 최후의 진술을 하면서도 누구를 탓하지 않고 대한민국 변화와 기적을 확신했으며, 민주주의 역사는 좌절하지 않는다고 믿었다는 얘기다.
“김근태 원한 건 기적 아니라 진실과 상식”

인재근 의원은 김근태 전 의장이 살아있었다면 재심의 기회는 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인재근 의원은 “김근태 의장은 자신의 진실보다 타인의 진실에 노심초사했다”면서 “(법원의 판결로) 민주주의 역사의 담대한 흐름이 드러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인재근 의원은 얘기를 하면서 잠시 울먹이기도 했다. 재판에 자리를 함께 했던 민주화운동 동료들도 함께 울먹이는 모습이었다. 이날 결심공판은 변호인과 검찰 측에서 마지막 증거자료를 제출하고 재판 절차를 마무리하는 과정이다. 재판은 20분 만에 끝이 났다.

쟁점 중 하나는 28년 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던 ‘자본주의의 과거와 현재’라는 책을 지금의 기준으로도 이적표현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였다. 변호인은 “이 책은 이적표현물로 볼 수 없다”는 내용의 경제학 교수 연명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검찰은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별다른 증거물을 제출하지 않았다. 재판장은 “변호인은 도서관에 가면 누구든 빌려서 읽어볼 수 있다고 하는데 그만큼 (세상이) 변했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검찰이 과거에는 이적표현물로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재심 결정이니만큼 지금의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검사는 “순수한 학문목적이면 가능하다”라고 답변했다. 국민이 도서관에서 빌려볼 수 있다고 해도 이적표현물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는 논리다. 김형태 변호사는 “책 65페이지를 보면 ‘자본주의에 대한 사회주의 근거는 맞지 않았다’면서 마르크스 이론이 틀렸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책이 무슨 이적표현물이냐”고 말했다.

재판 절차는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제 재판부 판단만 남았다. 재판부는 5월29일 오전 10시에 선고하기로 했다. 28년만에 다시 재판이 진행된 ‘김근태 고문사건’ 결론도 그때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형태 변호사는 이번 재판에 대해 “김근태 의장 고문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80년대 전두환 정권이 무너지는 계기가 됐다”면서 “이번 재판은 민주주의 역사를 바로잡는 중요한 재판”이라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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