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다음달 4일 서울 종로구 훈정동 종묘에서 '종묘대제'가 봉행된다. 종묘대제에 맞춰 경복궁 내 국립고궁박물관은 29일부터 오는 8월 3일까지 지하 1층 전시실에서 ‘종묘’ 특별전을 개최한다.
종묘제례는 조선왕조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가 모셔진 정전과 영녕전에서 왕이 직접 거행하는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길례(吉禮)에 속하는 가장 규모가 크고 중요한 제사다. 유교문화의 ‘예(禮)’와 ‘악(樂)’을 상징하는 국가의례이자, 음악과 춤이 어우러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다.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종묘에서 진행되는 종묘대제·종묘제례악 행사는 2001년 5월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2008년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명칭변경)에 선정됐었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과 문화재청이 공동 주최하고 종묘대제봉행위원회(종묘제례보존회ㆍ종묘제례악보존회)가 주관하며 서울시, 국립국악원, 한국관광공사 후원했다. 이번 행사에는 각 국의 주한대사, 전주이씨 종친, 국내외 관광객 등 3만 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문의 한국문화재보호재단 문화진흥팀(02-2270-1234,1241).
종묘 특별전에서는 왕과 왕비가 죽은 후 신주를 종묘에 모시는 의식인 부묘(?廟)를 시작으로, 종묘 망묘루(望廟樓)의 제향 공간과 건축, 신실 봉안물(奉安物), 종묘 제향의 의식절차, 제향에 사용된 그릇과 제사 도구인 제기, 제향의 준비 공간, 종묘제례악 등의 내용을 관련 유물, 사진, 영상 등을 통해 상세하게 소개할 예정이다. 3개 전시실로 이루어진 넓은 공간에 종묘 제기, 왕실의 도장과 책인 '보책(寶冊)', 의궤, 그림 병풍, 가구, 현판, 악기, 주렴 등 다양한 종류의 유물 330여점이 공개된다.
우선 부묘에서는 신주를 종묘로 모시는 데 사용한 신주 가마인 '신여(神輿)'와 이를 장식한 주렴, 신주를 모시는 의자인 '신좌교의(神座交倚)'가 전시된다. 또 종묘를 바라보며 선왕을 추모하고 종묘사직을 생각하는 공간인 망묘루 재현실에는 영조(조선 제21대 임금, 1694~1776)와 정조(조선 제22대 임금, 1752~1800)가 망묘루에서 직접 짓고 쓴 글을 새긴 현판을 살펴볼 수 있다. 또 의궤와 다양한 영상물을 통해 종묘 정전(正殿)과 영녕전(永寧殿)의 제향 공간으로써의 건축적 특징과 증축 과정을 살필 수 있다.
종묘 제향에서는 의식과 함께 신에게 바칠 음식의 준비와 술, 음식 등을 제사상에 올리는 데 수많은 제기들이 사용됐다. 수십 종에 달하는 이들 제기를 의례의 공간과 용도에 따라 전시장에 비치해뒀다. 임금이 제향에서 정결함을 더하기 위해 손을 씻을 때 사용한 제기인 ‘어관세이·반(槃)’과 제관들이 손을 씻을 때 사용한 제기인 ‘세뢰·세(洗)’는 화려한 문양과 장식이 돋보인다. 또 종묘 제향에 쓰인 제기를 보관하기 위해 영조 대에 처음 제작돼 정전 제기고(祭器庫) 내에 설치된 제기장(祭器藏)도 선을 보인다.
이밖에도 종묘에서 전해진 편종·편경·방향·진고 등과 김천흥 등 '이왕직아악부' 출신 악사들의 악기와 함께 종묘제례 시 연행되는 춤인 일무(佾舞)의 춤동작을 그림으로 그린 ‘시용무보(時用舞譜)’를 전시해 관련 악장을 들을 수 있는 체험 코너도 마련된다. 이왕직아악부는 으로 해방 후 구(舊)왕궁아악부를 거쳐 국립국악원으로 전승되고 있다.
전시기간 중에는 종묘에 대한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특별 강연회가 다음달 29일과 7월 3일 두 차례에 걸쳐 고궁박물관 강당에서 개최된다. 문의 국립고궁박물관 전시홍보과(02-3701-7631, 7637).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